짧은생각들

하이파이 미신 이야기 첫 번째 - 고급 파워 케이블

beercat 2022. 2. 8. 18:52

파워 케이블이 뭐냐고요?

 

, 여러분이 아시는 콘센트에 꽂는 일반적인 전원선을 말씀드린 것입니다. 전기선이라고도 하고 영어로 정확하게는 파워 코드(Power Cord)라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제품이라면 2미터 이내의 길이에 5 원을 넘기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것을 수백만 주고 구입을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상상이 가시나요? 전기선 몇 미터에 몇 백만 원입니다.

전기 콘센트에서 오디오 기기까지의 길이가 얼마나 될까요?

길어봐야 2~5미터 입니다.비싼 케이블 쓰는 사람들은 전기 손실이 있다고 케이블은 사용하지도 않습니다전원선을 혈관에 비유해서 케이블이 안 좋으면 전기의 흐름과 세기가 제대로 전송되지 않는다고 하네요.

 

발전소에서 만들어진 전기가 집까지 들어오는 거리는 얼마일까요?

짧아도 수십 킬로미터이고 대도시에서 생활한다고 하면 수백 킬로미터는  것입니다. 발전소에서 집까지  거리는 무시한 콘센트에서 오디오만큼의 거리까지 전기 손실을 막겠다고 몇백만 원을 투자한다는 것은 제 상식으로 도무지 납득하기 힘듭니다.

 

모 오디오 동호회에서 캡처한 글입니다.

아, 한 가지 얘기하자면 '하이파이 미신론자' 들은 전기 손실 때문에 비싼 케이블을 사용하는 것만은 아닙니다. 소위, '매칭'이라고 하는 앰프와 전원선 간의 궁합이 좋으면 소리가 변한다고 합니다. 저역이 좋아진다거나, 음에 공간감이 생긴다거나, 고음이 촉촉하게 변한다고 합니다. 반대로 저렴한 케이블을 사용하거나 매칭이 맞지 않으면 음에 공간감이 사라지고 답답한 소리가 난다고 하네요.

 

상식적인 분들은 알겠죠. 이게 음질과 아무 소용없다는 것을. 전원선은 말 그대로 집까지 배달 온 전기를 콘센트에서 오디오까지 전기를 전송해주는 역할이 전부입니다.

전원선의 내부 선재를 일반적으로 쓰이는 구리보다 훨씬 높은 순도의 것을 사용하고 혹은 아예 은으로 만들었다고 해도 그 차이는 극히 미미합니다.

 

오디오 내부 부품을 바꾼 것도 아니고 단지 전원선 하나 바꿨다고 오디오 소리가 바뀐다니요?

 

그렇다고 오디오의 내부 배선이 무슨 엄청난 귀금속으로 만든 케이블도 아닙니다. 기판도 특수한 소재로 특별 제작된 금속도 아닙니다. 오디오 케이스를 열어보면 그냥 일반적으로 파는 구리선으로 납땜 해놓았고 스피커 내부도 은선 같은 고가 재료 사용하는 업체도 드문 실정입니다.


그리고 앰프나 장비는 전부 가는 실선의 퓨즈와 릴레이를 통해서 내부에서 연결됩니다. 퓨즈 다들 아시죠? 전자기기 내부에 갑작스럽게 고압이 흐르거나 하면 장비 보호를 위해 달려있는 것이요. 그 퓨즈는 무슨 금으로 만들었을까요? 아니면 은으로요? 그리고 릴레이도 부품 전문 회사의 것을 가져다 쓰지 오디오 회사가 릴레이를 직접 만들지도 않습니다. 그런 전자 부품은 단가 경쟁이 치열할텐데 내부에 무산소 동선이나 은을 사용했을까요?

 

발전소에서 만들어진 전기는 수십만 볼트의 전압으로 송전선을 지나 집 근처 전봇대의 변압기를 거쳐 220V로 가정으로 들어옵니다. 이 220V의 전기는 교류(AC)입니다. 콘센트에 전원선을 오디오 기기와 연결하면 기기 내부에 있는 트랜스를 통해 교류가 직류(DC)로 바뀌고 전압도 220V에서 몇 볼트로 바뀝니다. 대부분의 오디오 기기는 직류를 사용하고 몇 볼트 수준의 전압을 사용합니다. 앰프의 경우 몇십 볼트 정도 사용하겠네요.

 

파워 케이블, 전원선은 기기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게 전기를 전송하는 그 역할에 충실하면 됩니다. 그런데 어떤 논리로 고급 케이블을 사용하면 음질이 좋아지는 걸까요? 음질 개선의 프로세스가 어디쯤 있는 거죠? 차라리 기기간 연결선인 RCA아날로그 케이블을 바꿨더니 소리가 좋다 졌다는 말이 오히려 설득력 있게 느껴집니다.

 

 

단, 전원선이 매우 저급이라 실드가 제대로 되어 오디오 기기에 노이즈가 유입되는 경우는 있습니다. 이 문제는 노이즈를 차단시켜주면 해결됩니다. 노이즈는 전등 하나만 켜도 오디오에 유입됩니다. 콘센트에 연결된 모든 전자기기에 노이즈가 유입됩니다. 우연히 고급 전원선의 실드가 좋아 노이즈가 잡힐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근본적 문제 해결과 거리가 있습니다. 노이즈가 문제면 노이즈를 잡아야지요. 정말 깨끗한 전기를 얻고 싶으면 오디오용으로 두꺼비집을 분리시키던지 AC 퓨리파이어 같은 걸 사용하세요.

 

여기까지 얘기하면 '오디오가 얼마나 예민한 기기인데!', '오디오는 일반 전자 제품이랑은 전혀  다르다'라는 천하무적의 논리를 앞세우는 분들이 눈에 선합니다.

 

무시무시한 가격의 파워 케이블들

 

스스로 만족을 위해서 수백만 원짜리 전원선을 사용하는 것이라면 괜찮습니다. 자기가 하고 싶다는데 뭐라고 할까요? 구렁이 굵기만 한 케이블과 몇십만 원 하는 커넥터를 보면 저도 멋져 보입니다. 누가 공짜로 준다면 저도 꼭 써보고 싶습니다.

 

오디오, 카메라 등에 지나치게 의미를 부여하며 신격화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오디오 계를 떠나서 넓게 세상을 바라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고급 케이블을 안 쓰면 소리 나빠진다는 얘기는 전형적인 공포 마케팅입니다. 오디오 동호회에서 고급 전원선을 써야 한다고 해서 구매를 고민하고 계시다면 눈을 감고 어느 쪽이 상식에 맞는 이야기 인지 생각해보세요. 

 

요약

  1. 몇십, 몇백만 원짜리 전원선이 존재한다.
  2. 일부 하이파이 마니아들이 콘센트부터 오디오까지의 전기 손실을줄여야 한다고한다.
  3. 비싼 전원선을 사용하면 공간감, 해상력 등에 영향이 미친다고 한다.
  4. 발전소에서 콘센트까지의 거리는 수십수백Km, 콘센트에서 오디오까지는 길어도 2m.
  5. 상식적으로 생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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