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ps N Recipes

싸이트론 도어락 자가 수리하기

beercat 2022. 2. 13. 21:27

지금 살고 있는 집에 싸이트론의 레이온이라는 도어락이 설치돼 있습니다. 다른 집에도 똑같은 게 달려 있는 것을 보면 아파트 입주시부터 달려있었던 물건인 것 같습니다. 대략 15년 정도 된 것 같네요.

잘 썼는데 며칠전부터 집 안쪽의 오픈/클로즈 버튼이 가끔 눌러도 반응을 하지 않더니 어느날부터 아예 먹통이 되어 버렸습니다.

 

싸이트론에 A/S 신청을 했더니 당일 서비스를 받을 수는 있지만 아주 오래된 제품이라 부품이 있는지 확인 후 전화 주겠다고 합니다.

몇시간 뒤 AS기사에게 전화가 왔는데 예상대로 제품이 오래돼 부품이 없다고 합니다. 그리곤 인터넷이나 열쇠 수리점에서 새 제품으로 교체하라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자사 물품 구매 유도나 그런게 전혀 없어 조금 싸게 구입할 수 있겠냐고 물었더니 자기네들은 수리만 담당하기에 인터넷에서 구입하라고 안내하더군요. 그리고 수리 신청한 이 주소의 아파트 문 구조가 조금 특이해 4만 원 정도 공임이 더 나올 것이라는 얘기도 해줬습니다.

 

도어락을 검색했더니 가격은 천자만별입니다. 6만 원 대 부터 30만 원이 넘는 제품까지. 뭘 사야하나 고민을 하다 어차피 정식 수리도 못받는 물건 한번 뜯어보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밑져야 본전이니깐요. 아무리 봐도 제 생각에 누르는 버튼만 고장난 것 같았습니다. 왜냐하면 버튼이 처음에 먹다 안 먹다 이후 먹통. 그리고 바깥쪽 키패드는 아주 잘 작동. 스위치 버튼만 고장 났을 확률이 높다고 생각했습니다. AS센터에서는 부품 수리를 하지 않고 기판을 통째로 갈아주기에 부품이 없다고 얘기한 것일 겁니다.

 

실내 오픈/클로즈 버튼만 먹통이고 아래 수동레버와 집 밖의 키패드는 정상작동 합니다
배터리 커버를 열고 배터리를 꺼내면 나사 2개가 있습니다. 이것만 풀면 분해가 가능합니다
기판과 연결된 커넥터 2개를 뽑습니다
스위치 위에 뚜껑을 고정시켜주는 4개의 플라스틱을 커터칼로 잘라냅니다

 

처음에는 저 스위치 부품을 교체하려고 했습니다만 검색을 해보니 하나에 단돈 50원이었습니다. 그런데 납땜 되어 있는 부품이라 인두랑 기타 용구를 사야하고 낱개로 팔 것 같지도 않았습니다. 참을성이 부족한 나... 바로 수리에 들어갔습니다.

 

모서리 네 면의 플라스틱을 잘라낸 후...
 본체와 뚜껑 틈을 커터칼로 벌립니다
뚜껑을 연 모습입니다
플라스틱 버튼을 제거하면 작은 볼록한 금속판이 보입니다. 스위치를 누르면 이 금속판이 평평하게 펴지며 접점을 연결시키는 것 같습니다. 다행히 파손되거나 하지는 않았습니다
이 금속판을 꺼내서 뒤집어보니 파란 녹이 슬어있습니다. 휴대전화로 찍었더니 구분이 잘 안 가기는 하는데 아무튼 많이 지저분합니다
너무 작아서 사포로 긁어낼 수가 없어서 과탄산소다를 녹인 뜨거운 물에 담가둡니다. 금속판에서 기포가 올라옵니다
한 20여분 뒀다가 꺼냈더니 녹이 사라지고 아주 깨끗해졌습니다. 스마트폰으로 찍었더니 비포/애프터 구별이 잘 안되네요
비교사진입니다. 왼쪽이 비포입니다. 화질이 너무 안 좋고 사진 둘의 화이트밸런스가 달라 정확한 비교는 무리지만 파란 녹이 사라진 것이 보입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스위치 본체의 접점부를 칼로 긁어줍니다. 혹 여기도 녹이 슬었을까봐…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수분을 잘 닦아낸 다음 금속판을 집어넣었습니다. 오목한 면이 아래쪽입니다
뚜껑을 어떻게 다시 고정시키느냐. 제일 큰 난제였습니다
제가 봐도 참 흉하네요... 어설프게 글루건으로 붙였습니다. 녹이 슬어있었기에 완전 밀봉을 해서 습기가 안들어가게 하려고 있는데 마음대로 잘 안돼 떡칠이 되고 말았습니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조립을 한 뒤 버튼을 눌러보니 잘 작동합니다. 그 50원 짜리 부품의 녹이 문제였습니다. 복도식 아파트라 도어락이 외부에 노출이 되어 있어서 습기가 차 녹이 슨 것 같습니다.

 

만약 부품 재고가 있었더라도 기본 출장비 2만 원에 부품비, 공임비가 추가된다고 했으니 최소 5만 원 정도는 나왔을 것 같은데 운 좋게 공짜로 해결했습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