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섬. 연평도.

beercat 2010. 10. 31. 00:52

제목을 **의섬 연평도. 라거나 **을 위한 섬 연평도. 라고 적고 싶었다.

그런데 내가 짧은 1박 2일동안 느낀 연평도는 그다지 특징이 없었다.

뭐라고 부연설명을 하고 싶은데 그다지 할 게 없는 것이다.

연평도 하면 일단 북한과 제일 가까운 땅이다.


<위 지도의 점선은 휴전선이다. 북한까지 12km떨어져 있으니 눈앞에 선명하게 북한땅이 보인다.>


그리고 연평도 조기, 꽃게

일단 그게 다다. 군인이 많다는게 특징이라면 특징.

연평도는 대연평도와 소연평도 두 섬으로 이루어져있다.

인천 연안부두에서 배를 타면 약 2시간을 가서 소연평도에서 먼저 잠시 정박하고 
바로 대연평도로 가는데 대연평도까지는 보통 2시간 반이 걸린다.

내가 갔을때는 물때가 '조금'이라고 해서 다행히 파도가 거의 치지 않았다.

2시간이 넘게 배를 타고 가는데 고속버스 탄 것처럼 안락하게 갔다고 하면 말 다한거지.

예전 흑산도 간 적이 있었는데 그때는 정말 지옥이었던 생각이 떠오른다. 파도가 너무 심해서 

구역질이 올라오고 머리는 정신이 하나도 없어서 잠도 오질않고, 그런 길을 3시간을 갔었는데

이번 연평도행은 정말 오프로드길을 쇼바 고장난 차로 가는 것과 ktx탄 것과의 차이였다.

그만큼 편안하게 갔다는 얘기.



지하철로 갈때 1호선 동인천역에서 내려 거기서는 택시를 타고 인천연안부두까지 갔다. 
택시비는 5~7천원 정도 나오는 것 같다.

배가 하루에 한대밖에 없기때문에 아침에 그 배를 놓치면 다음달 가야하는 것이다.


이건 돌아오는 표이긴한데 보면 편도 가격이 42,900원. 왕복 85,800원으로 싸지 않은 가격이다.
배편도 날짜에 따라 당일 돌아오는 배가 있는 때가 있는 반면에 아닌 경우가 더 많다.
물론, 연평도를 당일치기로 다녀올 사람은 없겠지만 9:30분 배를 타고 연평도로 가면 12시쯤 도착을 한다.
그리고 돌아오는 배는 15:00이다. 돌아오는 배는 날짜에 따라서 다르니 꼭 확인을 할 것.

배는 인천에서 출발해 소연평도에서 잠시 정박을 한뒤 10분 정도 더 가서 대연평도에 배를 세운다.

관광안내소라고 한군데 있기는 한데 나이 많은 어르신께서 혼자 계신다.
우리는 일단 숙소를 정해서 짐을 던져놓고 다닐 예정이라 숙소를 먼저 잡아야했다.
숙박업소를 물어보니 민박 밖에 없다고 했는데 대뜸 하는 얘기가 나보고 운전할 줄 아냐고 하시며
차 줄테니 거기로 가라고 하신다--; 길도 모르는데 어떻게 가냐고 하니
직접운전을 해주셔서 데리고 가주셨는데 새로 지었다는 그 민박은 깨끗한 방은 다 나간 상태이고
민박옆에 한쓴지는 한참은 된 허름한 주택문을 따시더니 여기서 자라고 하신다. 싫으면 말고 라는 말과 함께. 차를 빌려주신다고해서 귀가 솔깃했지만 집이 정말 귀신나올것 같아서 사양하고 돌아다니며 좀 찾다가
다른 -거기보단 훨씬 깨끗한- 민박집을 발견하고는 거기서 묵기로 했다. 같이 간 기자가 여자라 방 두개를 빌려야 하는데 우리가 같은 방을 쓰는줄 알고 방 하나만 보여주신다^^
여름도 지난 상태라 싸게 받으시겠다며 방 하나당 4만원을 얘기하셨는데 1인당 방 하나쓰고 잠만 잘거라고해 방 하나당 3만원에 해결했다.
식당도 겸하는 곳이라 거기서 점심을 먹고 움직였다.

관광안내소에서 지도를 가져오긴했지만 우리는 현재 위치를 모르는지라 아이폰에 깔아놓은 
네비게이션 어플을 켰다. 그런데 대부분의 앱에서는 연평도의 지도가 표시되지 않았다.
아무래도 쓰는 사람이 거의 없어서 그렇겠지. 하지만 네이버에서만 지도가 표시되었다.



정확하게 얘기하면 네이버지도만 도로가 표시되고 다른 지도는 포인트만 표시되지 도로는 표시되지 않았다. 쇼내비는 제주도 옆으로 표시하기도.--; 스캔서치는 뭐 하나가 뜨기는 뜨네.

아무튼, 이번 연평도에서의 임무는 꽃게, 일몰, 관광이다.

얘기를 들어보니 요즘이 조수간만의 차로 '조금'이라 꽃게가 없다는 것이다. 생물들이 달의 움직임에 따라 행동하는게 틀려지기때문이다. 꽃게 배도 조업이 끝나면 들어오기때문에 언제 들어오는지 대중이없고 문제는 연평도에 어시장이 없기때문에 부두에 잡은 배가 들어오면 즉석에서 거래가 이루어 진다고 한다. 섬 주민중에 냉동창고 있는 사람이 사겠지.
그런데 우리는 1박2일 일정이 정해져있기에 언제 배가 들어올지 모른다고 마냥 기다릴 수는 없다.
그래서 일단 첫날은 섬 서쪽에 가기로 했다. 
민박주인에게 차를 빌려달라고 하니 하루 5만원에 기름값 별도라 그래서 별수없이 걷기로 했다.
등대까지는 좀 태워달라고 해서 거기부터 직접 걸어다녔다.
등대를 보니 솔직히 조금 초라했다. 지금은 사용되지않는데다 눈으로 보면 그냥 하얀 건물일 뿐이었다.
등대에서 연결된 길을 걸어나가면 해안이 보이는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진다.
멀리는 북한땅이 보이고 가까이는 해안과 빠삐용 절벽이 보인다.

<조기 역사관 앞에서 본 전망대>

<전망대에서 보면 병풍바위, 혹은 빠삐용 절벽이 보인다.>


병풍바위 (오석해안) - 마치 병풍을 쳐놓은 것 같아 보인다 하여 병풍바위라 불리기도 하고 영화 빠삐용에서 주인공이 뛰어내린 절벽과 비슷하다고 해서 빠삐용 절벽이라고한다. 해안에는 탐스러운 흰 돌들이 깔려있어 이쁘다.

조금만 더 해안쪽으로 가면 군사 목적으로 뚫은 동굴로 들어가면 탁 트인 해변이 보인다. 군인들 뚫는다고 고생 좀 했을듯.




일출 찍을 곳을 골라야했기에 여기서 찍을까 고민을 하다 오석해안으로 가서 해가 질때까지 기다렸다.
날씨가 춥지도 않고 햇살도 따뜻했기에 음악들으며 기다리니 너무 좋았다. 시간이 좀 남아서 다른 곳을 갔으면 좋았겠지만 우리에겐 차도 없었고 오늘 다 돌아버리면 내일 갈 곳이 없어서 여기서 천천히 기다리기로 했다.

해안까지 내려오니 빠삐용절벽이 바로 눈 앞에 보였다.






<오석해안에서 본 360도 뷰. 빠삐용 절벽부터 저 멀리 북한땅, 조기 역사관의 전망대까지 잘 보인다.>


<음악 들으며 낮잠도 자고, 게도 잡고 하며 해가 질때까지 기다렸다.>




다행히 이 날 노을이 이쁘게 졌다. 100%맘에 든 건 아니지만 연무도 꽤 많이 끼어있던 상황인지라 이정도면 감지덕지였다. 지는 해를 뒤로하고 우리는 숙소로 돌아갔다. 돌아가는 길에 보니 재미있는걸 발견했는데 이 동네 이름이 재밌었다. 주로 ~까리로 끝나는 것 같았다. 기억은 안나는데 무슨무슨까리라는 동네랑 아리까리라는 동네가 있었는데 그게 동네 이름이라고 나중에 민박주인한테 얘기를 들을수가 있었다.

밥을먹고 가자는 얘기에 괜찮아 보이는 식당엘 들어갔다.(사실 숙소가는 길에 식당도 거의 없었다.)


들어가자마자 가격표를 보고 깜짝 놀랬다.
손님들 먹고 있는 별것없는 부대찌개가 1인분에 8천원이고 꽃게 원산지라면서 꽃게탕이 소자에 4만원, 대자에 5만원이었기때문이다. 일행이 그나마 싼 매운탕 소자를 먹자고하는데(3만원) 여기까지 왔는데 매운탕을 먹을수 없었기에 얼굴에 철판깔고 꽃게탕 먹자고 했다. 지난주에도 소래포구서 꽃게 먹었다고 하더니 잘만 드시더라^^ 꽃게 안시켰으면 큰일날뻔.


처음 탕 나온것을 보고는 실망했다. 꽃게 크기가 작아서 였는데 먹어보니 그런 생각은 싹 사라졌다.
탕 된장국물도 훌륭하긴 했지만 무엇보다 게에 살이 꽉꽉 차 들어있었는데 이런 것을 먹어본건 처음이었다. 고향이 부산인지라 먹어봤자 냉동 되어있는 냉동꽃게를 사와서 집에서 탕 해먹는게 전부였기때문이다. 살이 정말 꽉꽉 차 있었고 등껍질에 내장도 무슨 보물상자인지 파도 파도 끝없이 먹을게 나왔다. 정말 감동받을 정도로 맛있게 먹었다.

다음날 우리가 처음으로 간 곳은 아이스크림 바위였다. 여기랑 다음에 간 전망대는 민박 주인이 차를 태워다 줘서 급하게 보고 왔지만 사실 오래 볼 만한 장소도 아니었다.

<아이스크림 바위>



<이 계단을 따라 쭉 올라가면 전망대가 나온다.>

<남한에서 북한땅을 제일 가까이 볼 수 있는 곳>

<여기서 북한 본토까지 12km밖에 안된다고 한다. 보이는 저 섬은 훨씬 더 가까운데 북한 섬이다.>

여기까지 보고 민박주인이 구리동 해수욕장에 데려다주고 가셨다. 

<해수욕장 입구를 보면 공항에 있는 전신 스캔기를 거쳐야 할 분위기>

해수욕장 입구는 좀 그랬지만 들어가면 바닥에 깔린 하얀 돌이 일단 반겨주고, 고운모래가 또 반겨준다. 해수욕철이 지나서 사람은 한명도 없었다. 하지만 시원한 바닷 바람 맞으며 혼자 여유있게 걸으니 이보다 좋은게 또 없다.  




해수욕장에서 나와 30여분을 걸어나가서 충민사에 도착했다. '사'자가 들어가서 절인줄 알았는데 절이 아니라 사당이었다. 조선시대 장군 임경업을 모신 사당이다. 여기는 항상 열쇠로 잠구어 놓으니 꼭 맞은편에 있는 면사무소에서 열쇠를 받아가야 한다. 안그러면 올라갔던 계단을 다시 내려와, 다시 올라가야 하는 수고를 맛 볼 것이다.ㅎㅎ



충민사를 나온 후 시간이 꽤 많이 남았다. 배를 타기에도, 점심을 먹기에도. 안가본 곳을 가려고 숙소 반대편쪽으로 갔는데 여기가 해안 일주도로 인 모양이었다. 해안도로 옆에는 썰물때 드러나는 길이 있었고 사람들이 여기서 고동을 잡고 있었다.


<마침 밀물이라 일행은 놀래서 작은 바위섬에서 빠져나왔다. 서해는 빠른 속도로 물이 들어온다>

<방파제를 새로 만드는 듯>

민박 주인에게 잘 묵었다 인사하고, 여기서 또 점심을 먹고 부두로 향했다.


<우리가 기다렸던 꽃게 배는 오질 않았다. 당일 아예 조업을 하지 않았다고>

일 때문에 온 연평도였지만 새로운 경험을 하고 돌아왔다. 다음에 또 연평도를 갈 기회가 있을까?
아마 없을것 같다. 돌아오는 배도 아주 편안하게 인천으로 향했다. 덕분에 모자란 잠을 충분히 보충하고 서울로 갈 수 있었다.

ps. 참고사이트. http://www.yeonpyeongd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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