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기-Review-

한 달만에 쓰는 자전거 구입기. 스톡 시네로 G2

beercat 2014. 5. 30. 23:07


<사진출처-스톡홈페이지>


지난달 26일에 구입했으니 1달 만에 사용기를 쓰게 되었다. 구입하고 바로 써야 한다고 생각을 했는데 게으름과 귀차니즘이 믹스되어 도저히 쓸 수가 없었다. 블로그 포스팅을 안 한 지 너무 오래되어 자전거 구입기라도 쓰려고 했는데 말이다. 결론적으로 구입기가 아닌 1달 정도 타고나서 쓰는 사용기가 되었다.


이전에 타던 자전거는 스페셜라이즈드에서 나온 사이클로크로스용 자전거인 트라이크로스 X3다. 뭐 트라이크로스는 엄밀히 말하면 사이클로크로스 입문용에 가깝고, 여행용자전거라고 보는 게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 나도 리어랙을 달고 여행용으로 제격이다 싶어 구입을 했던 것이었으니. 사족을 더 붙이자면 이 트라이크로스를 구입하기 전에는 자이언트에서 나온 트라디스트1이라는 하이브리드 자전거를 탔었다. 이 자전거에 랙을 달고 속초도 다녀오고, 제주도 일주도 했었다. 하지만 일자 플랫바와 42T싱글 크랭크의 압박에서 벗어나질 못해 트라이크로스를 구매한 것이다. 그렇게 트라이크로스를 구매했지만, 여행갈 수 있는 상황이 안되어 패니어백은 창고에 처박혀 있고, 서울 주변 라이딩하는게 전부였고, 전에 타던 하이브리드 트라디스트1보다 더 안 나가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그리고 단체 라이딩이라고 할라치면 늘 뒤처져 로드 타는 사람에게 민폐 끼치는 느낌이 들었었다. 


씨네로를 구입하게 된 결정적 이유는 트라이크로스가 내 몸에 사이즈가 맞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자전거를 탈 때 목이랑 어깨가 너무 아파서 피팅을 받으러 갔었는데 트라이크로스가 로드랑은 지오메트리가 다른데 지금 내게는 사이즈가 작은 프레임이라 안장과 스템을 앞, 뒤로 최대한 길게 늘려도 작다는 것이다. 어찌어찌 해서 피팅을 했고 피팅은 대단히 만족스러웠다. 장거리를 달려도 목이랑 어깨가 아프지 않았고 평속과 속도도 올랐다. 그러나 욕심이 생겼다. 로드를 타면 얼마나 더 좋아질까. 고민에 고민하다 스톡 씨네로로 결정을 하고 구매하게 되었다.



계약하고 이틀 뒤에 인수받기로 했었는데 야근이 계속되면서 결국은 일주일 뒤인 토요일에 받게 되었다. 퇴근하자마자 부리나케 매장으로 달려갔다. 피팅도 새로 해준다고 했기에 클릿슈즈랑 패드바지도 챙겨갔다. 매장에 가 보니 자전거는 이미 조립이 되어있었다. 전에 트라이크로스로 피팅봤던 데이터로 대략 맞춰서 조립해놓은 것이다. 다시 신체사이즈를 재고 자전거 위에 올랐다. 트라이크로스는 원체 헤드가 높아서 최대한 핸들을 낮춰도 편한 자세가 유지되었는데 로드는 달랐다. 온몸의 하중이 팔로 쏠렸다. 복근과 척추기립근을 마구마구 키워야 할 것 같다. 보다 못한 미캐닉은 적정 스템길이보다 1cm 짧은 걸로 교체를 했다.

시운전(?)을 하러 밖으로 나갔는데 그 짧은 시간 타는데도 체감이 될 정도로 자전거가 진짜 잘 나간다. 페달을 밟는 내 힘이 모두 전달되는 느낌이었다.

한바퀴 돌고오자 미캐닉이 물어본다.

'어때요?'

'우와 진짜 잘 나가네요~'

'... 이거 비싼거에요...'

그렇다. 내 실력에 비해 많이 비싼 자전거를 샀다. 물론 이것보다 훨씬 비싼 자전거도 많지만 390만 원이면 꽤 큰돈이다.

사족이 너무 길었다.

샵에서 무게 재는 것을 깜박했는데 집에 와서 체중계 위에서 재 본 결과 약 8.5Kg이 나왔다. 생각보다는 가볍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휠이 닻 수준인 1900g대인 시마노 RS11이 달려있기 때문이다. 원래는 캄파놀로의 존다 휠로 조립하려고 했었지만 재고가 없다고 해서 별수 없이 그냥 끼워주는 RS11을 달고 나왔다.

컴퍼넌트를 살펴보자면

핸들바, 스템, 싯포스트 - 3T pro
구동계, 브레이크 - Shimano Ultegra 6800
휠 - Shimano RS11
타이어 - 컨티넨탈 울트라 스포츠 23c
안장 - 산마르코 아스피데 레이싱팀

휠 빼면 괜찮은 구성이다. 가격이 비싼데 당연한걸까?^^
여기서 제일 크게 놀란게 울테의 브레이크였다. 트라이크로스에 달려있는 캔틸레버 생각하고 브레이크를 움켜쥐었더니 잭나이프 할 뻔했다.
정말이지 부드러운 레버감에 무시무시할 정도의 제동력. 정말 만족스러웠다.



인수가 완전히 끝나고 한강으로 나갔다. 자전거가 치고 나가는 느낌이 정말 가볍다는 느낌이 들었다. 밟으면 밟는 대로 나가는 느낌이다. 어디로 갈까 고민을 하다 한강 자전거길 반 바퀴를 돌았는데 결론은 '사길 잘했다' 였다.
트라이크로스가 편한 자세로 충격을 잡아줘 가며 장거리를 탈수 있는 자전거라면 씨네로는 충격흡수는 개나 줘 버리라는 식으로 단단한 자전거였다. 노면의 충격이 온몸으로 전달되지만 그만큼 힘 손실이 전혀 없는 느낌이다.


자주가는 코스인 행주산성 국수로드쪽으로 한강을 반 바퀴 돌았다. 가는길은 역풍이었는데도 속도가 25~28km/h는 나와주었고 돌아오는 길 순풍을 타자 페달에 발만 올려놓아도 30km/h는 유지가 되었다.


단점

1. (장점이자 단점이지만) 프레임이 단단해서 충격흡수가 잘 안 된다.

2. 프레임이 두꺼워 S사이즈인데도 보틀 케이지를 2개 달면 간섭이 약간 생긴다.

3. 카본치고 그렇게 가벼운 무게는 아니다.

4. 안장이 내게 안 맞는지 엉덩이랑 회음부가 너무나 아프다.


장점

1. 프레임이 단단해서인지 정말 잘 나간다.

2. 카본치고 무겁다는거지 알루에 비하면 정말 가볍다. 자전거를 들고 계단을 오르락내리락할 때 좋다.

3. 이쁘다.


구입후 약 600km 정도를 탔는데 더 타봐야 알겠지만 좋은 자전거임에는 틀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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