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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도쿄] 이로하 규카츠 방문기

beercat 2016. 8. 18. 20:14


일본 여행을 가려고 식당 검색을 하다보면 빠지지 않는 음식이 있다. 바로 규카츠. 몇 년 전만 해도 들어보지도 못한 생소한 음식인데 이렇게 빠른시간에 한국인의 입맛을 사로잡았다니 이번 도쿄 방문때 꼭 먹어 보고 싶었다. 그래서 몇 곳 검색을 해보니 주로 검색되는 가게가 '모토무라 규카츠'였다. 그런데 블로그 후기를 읽어보면 3시간을 기다렸느니, 가게에 좌석이 8개밖에 없다느니, 그런 글들을 보고 있노라면 도저히 갈 엄두가 나질 않았다. 근처 지나가다 사람 많으면 딴데 가고, 사람 별로 없으면 한번 먹어보지 뭐... 이런 생각으로 이번달 초 도쿄를 갔다.


여행을 다니다 보니 막상 모토무라 규카츠 근처를 지나칠 일이 없었다. 혹시나 갔다가 허탕을 치는게 싫어 가게에 일부러 가지는 않았다. 그러다 이케부쿠로에 갔다가 뭘 먹지 검색하다 '이로하 규카츠'라는 가게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설마 여기도 모토무라 만큼 기다리겠어?' 하는 생각으로 구글 지도를 보고 찾아갔다.




구글지도를 보고 찾아가기는 어렵진 않았다. 흰색 큰 간판에 '이로하 규카츠'라고 일본어로 쓰여 있어서 찾기 쉬웠다. 8시쯤 방문했는데 건물 1층까지 기다리는 손님들로 꽉 차 있었다(가게는 지하에 있다) 그래도 시간이 시간이니만큼 빨리 빠지겠지 하는 생각에 기다렸는데 딱 30분 기다렸다.



손님 구성을 보니 우리 앞, 뒤는 전부 한국인, 곧 들어갈 차례인 두 팀은 일본인이었다. 한 팀 씩 손님들이 나오기 시작하는데 전부 일본인이 었다. 



정확히 30분 기다렸던것 같다. 가게로 들어서니 후끈한 기름냄새와 미끌미끌한 바닥이 우리를 맞아주었다. 아무래도 기름에 튀긴 요리인 규카츠를 또 구워대니 기름은 어쩔수 없을 것 같다. 2인 테이블이 4개, 바에 8명 정도는 앉을수 있을것 같다.



나는 마+고기 260g을 시키고 아내는 마 없이 130g을 주문했다. 주문은 서 있을때 미리 했기에 앉고 조금있으니 바로 요리가 나왔다. 간장에 규카츠를 찍어 먹어보니 '음, 소고기 돈까스네' 하는 느낌이었다. 조금 특이하지 뭐, 특별한 느낌은 아니었다. 하지만, 



규카츠를 화로에 올리는 순간 요리가 180도 바뀌었다. 고기가 뜨거워지자 입안에서 육즙이 -기름덩어리겠지- 톡톡 터지는 것이 환상적인 맛이었다. 이래서 사람들이 규카츠, 규카츠 하는구나 했다. 정말 손이 보일새라 화로에 올려 게눈 감추듯 먹어치웠다. 나는 밥에 마 올려 먹는게 별로였는데 아내는 매우 맘에 들어했다. 규카츠를 마에 찍어먹어도 맛있다. 소고기 자체도 마블링이 많은 고기였는데 이걸 다시 기름에 튀겼으니 맛이 없을리가. 정말 맛있게 먹었다.

 


먹다가 맥주 생각이 나서 작은 잔으로 하나 주문해서 같이 먹었다. 다 먹고 가게를 나서면서 이구동성으로 '내일 또먹을까?' 라고 얘기하는 우리 부부. 그만큼 맛있었단 얘기.


그리고 며칠전 멘야무사시에 라멘 먹으러 가다 우연히 발견한 '교토 규카츠(?)'라는 곳이 있었다. 이름은 정확하지 않다. 신주쿠역 근처에서 밥 먹게 되면 꼭 여기서 먹어보자고 생각 했었던 곳이다. 여기는 사람들이 줄을 서지 않았다. 



위치는 대략 여기쯤인데 체인인것 같았다. 다음날 이케부쿠로까지는 갈 일이 없어(숙소가 신주쿠였다) 이번엔 여기에서 먹기로 했다. 가게는 손님이 그렇게 줄서서 먹지 않으니 깨끗했고 번잡하지 않아 좋았다. 단, 여기는 개인 화로가 없었다. 그래서 더욱 깔끔했던 듯.



160g짜리를 주문했는데 이로하의 130g보다 훨씬 크게 느껴졌다. 그리고 튀김옷 상태도 훨씬 좋았다. 그런데... 먹어보니 그냥 담백한 돈까스 맛... 왜 그런가 생각을 해보면 여기 고기는 마블링이 거의 없는 순살코기였다. 한국식으로 하면 2, 3등급의. 그리고 개인 화로가 없어 튀긴 규카츠를 다시 데워먹지 못하니 그런것 같았다. 어제 먹은 이로하는 기름에 기름에 의한 고소함이었다면 여기는 담백한 소고기의 맛에 충실한 느낌? 여기도 충분히 맛있었지만 2% 아쉬운 느낌은 어쩔수 없었다. 하지만 여기에는 카레소스를 줘서 여기에 찍어먹을 수도 있다.


그리고 바로 옆 신주쿠 프린스 호텔 맞은편에도 규카츠집이 있었는데 여기도 가게 안을 들여다 보니 개인화로는 없는 듯 보였다.



요약하자면

1. 이케부쿠로 이로하 규카츠에 평일 저녁 8시쯤 가서 30분 기다렸음.

2. 규카츠 먹을때 개인화로 없으면 비추.

3. 기름기 없는 담백한 규카츠를 좋아한다면 두 번째 가게로.


한국오니 다시 생각나는 규카츠. 홍대에도 규카츠 가게가 있던데 주말에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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