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듬환자의 샴푸 방황기
평생을 비듬 때문에 불편함을 겪고 있습니다. 약 5년 전부터는 지루성 피부염도 생겨서 비듬 뿐만 아니라 하루만 머리를 안 감아도 두피에 뾰루지가 생기고 가려움이 극심해 집니다. 비듬으로 고통받고 있는 분들이 많습니다만 인터넷에는 광고성 글이 너무 많아 제대로 된 정보 찾기가 힘들어 제가 써 본 샴푸 제품들의 후기를 적어볼까 합니다.
저는 의약학쪽과 전혀 무관한 일을 하고 있고, 제 개인적인 사용 경험을 적었습니다. 따라서 다른 분들이 아래 제품을 사용했을 때 전혀 다른 효과가 날 수 있음을 먼저 알립니다.
샴푸에 들어가는 주요 성분
비듬 샴푸라고 판매하는 제품에 들어가는 특정 성분이 있습니다. 아래 성분들이 비듬을 제거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살리실산
해열, 소염 작용을 하며 해열진통제로 유명한 아스피린의 주성분과 유사한 성분입니다. 옛날부터 피부 치료제로 널리 사용됐습니다. 제이슨, 알페신 등의 주성분.
징크 피리치온
클리어, 헤드앤숄더의 주성분.
케토코나졸
니조랄의 주성분.
셀레늄 설파이드
헤드앤숄더 클리니컬 스트렝스에 들어가는 성분.
써본 제품들의 간략 후기
헤드앤숄더
주요 성분명 : 징크 피리치온
저는 헤드앤숄더만 10년 넘게 사용했습니다. 비듬이 있으면 당연히 헤드앤숄더를 써야한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사실 헤드앤숄더라고 붙어 있는 샴푸가 수십종이 됩니다. 그래서 제품 하나만 딱 짚어서 이렇다 저렇다 할 수 없습니다. 대부분의 제품에는 ‘징크 피리치온’이라는 비듬 제거 성분이 들어있습니다만, 이 성분이 안 들어간 제품도 있습니다. 이전에 제가 구입한 ‘헤드앤숄더 스트롱 포맨’ 같은 제품은 징크 피리치온이 들어있지 않더군요. 그래서인지 비듬 제거 효과가 현저하게 떨어집니다.
국내 마트 판매 제품들은 대부분 비슷한 것 같았고, 코스트코에서 2리터인가? 한통에 12000원 하는 made in usa, with almond oil 이걸 몇년 전에 구입해서 썼는데 이 제품이 제일 좋았습니다. 향도 좋고 감촉도 좋고 비듬 제거도 탁월하구요. 그래서 그 제품 다 쓰고 코스트코에 다시 사러 갔더니 아몬드 오일 든 건 없고 같은 크기의 made in USA에 오리지널이라고 있길래 그걸 사서 써봤습니다. 그런데 이걸로 머리를 감고 2, 3시간 정도 지나면 머리가 가려워 미치겠더군요. 한 일주일 쓰다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환불 했던 적이 있습니다.
클리어 포멘
주요 성분명 : 징크 피리치온
헤드앤숄더를 한 10년 쓰니 지겹기도 했고, 마침 마트에서 세일 하길래 샀습니다. 헤드앤숄더보다 촉감이 정말 좋았습니다. 샴푸가 손이랑 두피에 닿는 느낌이 정말 부드럽더군요. 효과도 확실했구요. 그런데 쓴 지 6개월 정도 지나니 비듬 효과가 좀 줄어든 느낌이었습니다. 처음 썼을 땐 이틀 머리를 안 감아도 비듬이 별로 안 생겼는데 오래쓰다보니 주말 하루 머리 안 감으면 비듬 작렬입니다.
알페신 도펠 이펙트
주요 성분명 : 살리실산
카페인 샴푸로 유명한 알페신 더블 이펙트입니다. 탈모방지+비듬 방지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만 이건 비듬용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제게는 아무~런 비듬 완화 효과가 없었습니다. 그냥 일반 샴푸였습니다. 버리기 아까워 헤드앤숄더랑 하루씩 번갈아가며 사용했습니다.
니조랄
주요 성분명 : 케토코나졸
이건 일반 의약품입니다. 약국에서 판매하며 처방전 없이 샀습니다. 비듬 제거 효과는 확실한데 저는 부작용을 겪었습니다. 니조랄만 쓰면 구역질과 메스꺼움이 느껴지더군요. 처음엔 이거 때문인지 몰랐어요. 계속 반복되길래 이거 때문이라고 확신했습니다. 정말 니조랄로 머리 감고 좀 있으니 바로 느낌 오더군요. 설명서 보니 그런 내용 있던데, 하지만 극히 일부일텐데 제가 당첨이네요.
제이슨 댄드러프 릴리프
주요 성분명 : 살리실산
비듬 있다고 하면 많은 분들이 추천해 주시더군요. 평도 매우 좋은 편이지만 제게는 보통이었습니다. 5점 만점에 3점 정도. 우선 일반적인 중성 샴푸처럼 거품이 거의 안 납니다. 일반적인 샴푸처럼 거품 내서 사용하는 제품이 아닌 것 같습니다. 저는 손가락 끝에 샴푸를 조금씩 짜서 두피 부분에만 잘 발라서 머리를 감았습니다. 이런 류의 샴푸는 머리를 감고 5분 뒤 헹구어주라고 하기 때문에 머리를 먼저 감고 그 뒤에 샤워를 하면서 시간을 벌게 되는데 이 샴푸가 눈에 들어가니 많이 따갑더군요. 약간 파스 냄새가 납니다. 냄새는 싫지 않은데 눈 따가운 건 싫습니다. 비듬이 어느 정도 제거되기는 하지만 헤드앤숄더 처럼 깨끗하게 없어지는 정도는 아닙니다.
아발론 오가닉스 테라피 샴푸
주요 성분명 : 살리실산
이 샴푸는 3종류가 있는데 그 중 티트리민트를 최근까지 사용했습니다. 여태껏 사용해 본 샴푸 중 사용성은 최악입니다. 점성이 묽어 손바닥에 짜면 흘러내리기 십상이고 거품이 전혀 생기지 않아 샴푸를 머리에 발라 문질러도 샴푸하는 느낌이 없습니다. 샴푸가 손바닥에서 다 흘러내렸나? 거품 거의 안 생긴다고 위에 쓴 제이슨보다 더 심합니다. 그래서 이 샴푸도 제이슨 처럼 손가락 끝에 샴푸를 조금씩 짜서 두피 부분에만 잘 발라서 머리를 감았습니다. 여기까지 보면 정말 별로일 것 같은 샴푸 같지만 그럼에도 제가 이걸 꿋꿋하게 사용했던 이유는, 이 샴푸를 쓰면 가렵지가 않습니다. 위에 쓴 제이슨만 하더라도 아침에 머리 감으면 자기 전 쯤 되면 두피가 슬슬 가렵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이 샴푸는 다음날 머리를 감지 않아도 딱히 두피가 가렵다거나 하지 않았습니다. 비듬제거 효과는 헤드앤숄더의 70% 정도는 되는 것 같습니다.
르네 휘테르 포티샤
이 제품은 비듬 샴푸는 아닙니다. 두피 클렌징, 모발 강화 샴푸라고 되어 있습니다. 비듬 제거 효과가 크지는 않지만 약간은 효과가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헤드앤숄더 클리니컬 스트렝스
성분명 : 셀레늄 설파이드
이게 끝판왕입니다. 단 하루만 사용했는데도 바로 효과가 나타나더라구요. 두피에 생기는 비듬, 뾰루지, 다 사라지고 사용한 지 며칠 지나니 두피 이외에 각질이 일어나던 귀 주위, 이마에도 각질이 사라졌습니다. 특히 귓바퀴 쪽에는 각질이 일어나다못해 진물이 나오는 상황이었는데 이게 사라지더라구요. 그런데 이 샴푸 주성분인 셀레늄 설파이드 때문에 국내에서 판매하지 않습니다. 오로지 직구로 구입해야 하는게 단점입니다.
제가 써 본 비듬 샴푸는 다 적어본 것 같네요.
오가닉 샴푸의 사용감이 나쁜 이유는 실리콘, 계면 활성제가 안 들어있는 경우가 많아서 입니다. 실리콘은 머리를 감은 뒤 머릿결을 부드럽게 해 주고, 계면 활성제는 때가 잘 빠지게 해줍니다. 일반 샴푸는 알칼리성입니다. 비누나 세제가 때를 빼는 원리는 알칼리 즉 염기성을 이용합니다. 하지만 오가닉 뭐 이런 이름을 단 샴푸들은 중성 혹은 약산성인 것을 홍보합니다. 두피가 약산성을 유지하는 게 건강상 좋다더군요. 왜 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요즘이 조선시대도 아니고 매일 하루에 한번 이상 머리를 감는 세상인데 강한 세정력은 필요없다고 생각합니다. 세정력을 희생하면서 두피에 자극이 덜 가게 한 것 같네요.
그리고 비듬을 줄이려면…
자신에게 맞는 샴푸를 선택해서 머리를 잘 감고, 잘 말리는 게 중요합니다.
샴푸의 선택
위에도 적기는 했지만 샴푸를 잘 골라야 합니다. 비듬이 있다면 ‘두피 클렌징’ 이런 문구만 보고 구입하지 마시고 성분을 잘 보고 고르세요. 두피 클렌징이라고 써 있는 제품 사용해서 비듬이 좋아진 적 단 한번도 없습니다. 최소한 살리실산은 들어있는게 효과가 있습니다. 샴푸 1리터 한통에 몇 천원하는 그런 샴푸, 정말 조금만 썼는데도 거품이 많이 나는 이런 제품을 썼을때 비듬이 더 심해졌습니다. 비듬 샴푸가 아니라도 비싼 걸 쓰면 비듬이 좀 줄어들더군요.
머리 감는 법
머리카락을 물에 충분히 적셔 두피를 물에 잘 불린 다음에 샴푸를 해야 비듬 제거가 잘 된다 합니다. 기능성 샴푸의 경우 샴푸 후 5분 뒤 물로 씻어내라고 합니다. 설명서에 적힌대로 시키는 대로 잘 합시다. 그리고 물로 충분히 씻어낸 후 드라이기로 물기를 잘 말려줍니다. 아침보다 저녁에 감는 게 좋다고 하는데 머리 짧은 사람은 아침에 자고 일어나면 머리가 눌려 엉망이기 때문에 저녁에 감으라고는 얘기 못하겠습니다. 저도 아침에 감으니깐요.
지루성 두피염 치료
지루성 두피염은 병명이 아니라 증상명입니다. 발병 이유가 다양하기에 원인을 찾기도 힘들고 치료약도 현재 없습니다. 자가면역 질환이라는 얘기도 있구요. 지루성 두피염이 있으면 두피에 여드름 같은 게 생기면서 비듬이 엄청나게 생깁니다. 저는 약 5년 전부터 생겼는데 왜 생겼는지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제 기준으로 완화법은 있습니다. 밀가루만 끊으면 지루성 두피염이 사라지더군요. 두피에 붉게 여드름처럼 올라오는 것이 밀가루를 이틀만 안 먹으면 거짓말처럼 사라집니다. 때문에 밀가루가 원인이라는 것은 알겠지만 그렇다고 도시에 사는 현대인이 밀가루를 끊는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워 덜 먹는 것으로 제 몸과 합의를 본 상태입니다.
제가 말씀드릴 것은 여기까지 입니다. 비듬에 좋다고 무턱대고 한통에 3, 4만 원 하는 샴푸 되도록 구입하지 마세요. 비듬 제거 성분이 없으면 효과 보기 힘듭니다. 정 헤드앤숄더 같은 류의 샴푸를 쓰기 싫다면 제가 사용했던 아발론 오가닉스 테라피 티트리 샴푸를 추천합니다. 500ml 3통을 코스트코에서 약 2만원에 구입했습니다. 가격도 그렇게 비싸지 않고 확실히 제가 효과를 봤기 때문에 추천드립니다. 거품이 전혀 나지 않는 것만 빼면 정말 만족한 제품입니다. 그러나 끝판왕은 헤드앤숄더 클리니컬 스트렝스라는 것 꼭 기억하시구요.
'사용기-Review-' 카테고리의 다른 글
폴크 오디오 사운드바 시그나 S2 리뷰 (4) | 2022.02.15 |
---|---|
기계식 키보드 키크론 Keychron K2 사용기 (0) | 2022.02.14 |
감자를 닮은 춘천 감자빵 시식 후기 (0) | 2022.02.11 |
위니아 에어워셔 스윗캔들 구입 & 4년 사용기 (0) | 2022.02.11 |
미니멀한 지갑 벨로이 카드포켓 (4) | 2022.01.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