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도가 약해 조금만 건조해도 목이 붓습니다.
집이 너무 건조해 매일 빨래나 젖은 수건을 걸고 잤는데 이것도 한두 번이지 며칠만 지나면 수건에서 냄새가 나고 그것을 매번 삶아 빠는 것도 일이었습니다. 가습기를 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뭘 살까 검색에 검색을 거듭하다 가습기보다는 에어워셔를 구입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에어워셔란 말 그대로 공기를 씻어준다는 제품인데 실내 공기를 빨아들여 에어워셔 내 물을 통과해 다시 내뿜어 주는 기계입니다.
그런데 이름은 공기를 씻어준다는 '에어워셔'지만 공기청정기의 역할을 제대로 못하는 게 에어워셔입니다.
2013년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에서 한 에어워셔의 성능 테스트에서 대부분 공기 청정 기능이 미흡하고 일부는 가습 기능조차 미흡하다고 나왔습니다. 2013년 당시 가습기로 인증을 받았는데 그 이유는 안전인증 항목에 에어워셔가 없어서 입니다. 에어워셔를 공기청정기의 일종으로 알고 있는데 인증을 공기청정기 아니라 가습기로 인증을 받았다는게 좀 이해가 안 갑니다만 이유가 있습니다.
공기청정기 성능 시험은 대기 중 미세먼지를 측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에어워셔를 작동시켜 습도가 증가하게 되면 계측기가 수분(작은 공기방울)을 미세먼지로 인식하기에 에어워셔의 시험방법으로 적합하지 않다고 합니다. 그래서 4년 뒤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KEA)는 에어워셔가 필터를 쓰는 공기청정기와 같은 인증 방식을 사용하는 게 맞지 않다는 소비자단체의 이의 제기에 가정용 에어워셔 단체표준을 제정했습니다. 그런데 그 단체표준이라는 게 대기 중 미세먼지를 측정하는 계측기가 수분을 미세먼지로 인식해 측정에 오류가 있다면 어떤 방식으로 에어워셔의 성능을 테스트 할 것인지. 에어워셔의 공기청정 성능 인증시험은 어떤식으로 이뤄지는지 자료는 찾을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인증시험 이전에 에어워셔가 공기 정화를 시키는 메커니즘을 생각해보면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공기 청정기로서 그다지 신뢰가 가지 않습니다. 공기 정화가 목적이라면 저는 미세필터(헤파필터 등)가 달린 공기청정기를 사겠습니다.
수조에 있는 물을 공기 중으로 내뿜는 건 에어워셔와 가습기나 같지만 물 분자의 크기가 차이가 있습니다. 초음파 가습기의 경우 물을 초음파로 진동시켜 물방울을 공기중으로 날려 보내는 방식입니다. 그런데 초음파 가습기의 물방울이 커(위 그림 참조) 물 외 세균 등 다른 물질들도 함께 물방울에 실려 날려가서 하지만 에어워셔의 물 분자는 너무 작아 이물질이 무단합승(?) 할수 없다고 합니다.
물을 사용하는 가습기의 구조상 수조가 있기 마련인데 수조에 물이 오래 담겨 있으면 세균 번식의 위험이 따릅니다. 그때문에 초음파 가습기가 아닌 에어워셔를 고르게 되었습니다. 이외에 가열식 가습기도 있는데 물을 끓이는 방식이라 전기료가 많이 든다고 해서 애초에 제외했습니다.
에어워셔 중 가장 유명한 제품은 벤타입니다. 벤타는 가격도 비싸지만(코스트코나 해외직구를 이용해도20만 원중반대 가격) 디스크 방식을 사용합니다. 저는 무엇보다 디스크 방식이 싫었습니다. 디스크 방식의 에어워셔를 구입한 사람들이 하나같이 하는 말이 디스크 닦는게 너무 귀찮아서 잠깐 쓰다가 구석 어딘가에 처박아두었다는 얘기였습니다. 위 그림의 디스크를 한장한장 분해해서 닦아야 합니다. 저도 귀찮은 건 어지간히 싫어하는 성격이기에 아무리 성능이 좋다고 해도 디스크 방식은 제외하기로 했습니다. 디스크 방식을 제외하면 무엇이 있나 검색을 했더니 대유위니아에서 천 필터를 이용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었습니다.
다양한 파생 상품이 있는데 기본적인 틀은 같습니다. 스마트폰 앱과 연결 가능한 Iot기능 유무, 공기질 센서를 제외하면 성능은 같습니다. 어디 처박아두고 한두 번씩 꺼내 보는 제품이면 Iot기능이 유용하겠지만 이 제품은 거의 매일 물을 채워줘야 합니다. 그래서 기기를 매일 만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미 공기청정기가 있기에 굳이 잡 기능이 추가된 모델이 필요 없었습니다.
네이버 최저가로10만 원못주고 구매했는데 이 제품을 고른 이유 중 첫 번째는 앞에서 설명한 천필터. 두 번째는 가격. 제일 저렴했습니다. 세 번째 디자인. 벤타를 제외하고는 다들 정말 사기 싫게 생겼습니다. 위니아 스윗캔들은 그 중에 가장 예뻤습니다. 실제로 받아보니 커다란 크기에 살짝 충격을 받긴 했지만 그래도 그중 가장 예쁜 편에 속합니다. 구조를 보면 높이를 1/3은 줄일 수 있겠던데 왜 이렇게 크게 만들었는지 이해는 가지 않지만.
2018년 초 구입 후 약 4년간 사용한 소감으로는
제품 받았을 때 제품이 생각보다 커서 놀랐고, 소음도 처음에는 꽤 신경쓰이는 수준이었습니다만 계속 사용하다보니 켰는지 껐는지 모를 정도로 소리는 신경 쓰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제품 덩치는 산만한데 물탱크가 너무 작아 불편합니다. 천 필터에 그어진 수위 눈금도 엉터리구요. 가득 채워도 하루를 못갑니다. 번거롭더라도 자주 물을 채워주는 게 위생상 좋을 것 같긴 합니다만… 그리고 누가 디자인을 했는지 물 채울 때 본체를 들어올려야 하는데 위쪽으로 갈수록 좁아지는 형태로 만들어 놓고는 손잡이가 없습니다. 무늬라도 가로로 그어져 있었다면 좀 나을텐데 세로로 그어져 있어 본체 잡기가 너무 힘이 듭니다.
그리고 도대체… 물통에 물을 채운 뒤 다시 본체를 올려놓을 때 방향이 있는데 결합 부위 표시가 정말 안 보입니다. 구조를 보면 결합부위 만들지 말고 그냥 얹어두기만 해도 아무 문제 없어보이는데 도대체 왜! 이렇게 만든 것일까요? 소비자 괴롭히기?
디자인은 예쁘지만 사용성은 꽝입니다. 하지만 가격, 디자인 등 여러모로 따져보면 이만 한 제품이 없는 것도 사실이네요. 지금은 제가 구입한 모델은 단종된 것 같고 물통쪽 색이 바뀐 모델이 판매되는 것 같습니다. 욕은 많이 썼지만 이 제품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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