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말할 수 있다.
전농동 신성미소지움 아파트에 거주하다 육아 문제 때문에 올해 초 이사를 했습니다.
아파트 거주 후기는 찾기가 너무 어려워 다른 분들을 위해 제가 살았던 곳의 후기를 써볼까 합니다. 부동산 앱인 호갱노노에 안 좋은 후기를 쓰면 신고로 삭제되는 경우도 있고요.
전농신성미소지움아파트
주소는 서울시 동대문구 서울시립대로 75
총 385세대. 면적 구성은 면적 76㎡, 99㎡, 132㎡ 세 가지.
제가 거주했던 곳은 76㎡인 101, 102동 중 한 곳입니다. 이 면적 세대는 180세대입니다. 절반에 가까운 숫자네요. 공급 면적은 76.81㎡이고, 전용 면적은 55.37㎡입니다. 평수로 계산하면 23평입니다. 보통 24평이라고 하는 59㎡보다 체감상 많이 작은 느낌입니다.
제가 왜 그렇게 느꼈는지 잘 생각해보니 옛날 아파트답게 안방이 지나치게 크고 나머지 두 방이 너무 작아서 그렇게 느끼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 평형대 치고 부엌이 너무너무 작아요. 그래서 실 평수보다 더 작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위 그림만큼만 싱크대가 생겼으면 괜찮은데 실제로는 가스레인지 그림부분에 냉장고가 들어갑니다. 위 그림의 절반이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옛날에야 안방에 장롱이 들어가는게 기본이었죠. 10자 장롱은 들어가야 했고 거기에 옷도 넣고, 이불도 넣고...
그런데 요즘은 이렇게 사는 집이 별로 없죠. 안방은 그냥 잠만 자는 방이고 드레스룸을 별도로 두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안방이 지나치게 크다보니(집 전체 크기와 비교해서) 제대로 활용하기가 힘듭니다.
그래서 처음 이곳으로 이사왔을 때 안방에 책상과 기타 등등을 넣고, 나머지 침실 한 곳을 드레스룸, 나머지 한 곳에 침대를 놓고 이사 첫날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날, 배치를 완전히 잘못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복도 쪽으로 난 방은 너무너무 추웠습니다. 보일러를 틀어도 코가 시렸습니다. 외풍이 심하더군요. 그리고 아래에서도 얘기하겠지만 수도관 소리 때문에 시끄러워 잠을 못 자겠더군요. 잘못을 깨닫고 안방에 침대를 놓고 다시 배치를 했습니다. 이랬더니 밤에 잘만하더군요.
아래에 이 아파트의 장단점을 서술해보겠습니다.
장점
교통 - 이 아파트의 최고 장점이라고 한다면 바로 교통입니다. 도어투도어로 중앙선 청량리역까지 빠른 걸음으로 5분이면 가능하고 1호선도 10분이면 갑니다. 하루 10편 밖에 운행하지 않지만 수인분당선도 있습니다. 청량리역 3층 광장에서 엘리베이터 두 대가 있는데 이것을 타고 지하 2층 1호선으로 다녔습니다.
편의시설 - 청량리역에 있는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걸어서 5분 거리에 백화점이 있는 아파트. 흔치 않을 것입니다. 청량리점이 규모가 작긴 하지만 일단 백화점이고 제가 이사 나간 뒤 H&M까지 입점했더군요.
아파트 단지 바로 옆에 위치한 주민센터. 주민센터가 바로 옆에 있어 전입신고 때 매우 편리했습니다.
전세가 - 매매가 대비 상대적으로 저렴했던 전세가. 제가 처음 이사 왔을 당시 76㎡ 전세가가 3억3천이었습니다. 코로나 당시 이 전세가가 폭등했다가 다시 3억 중반대로 내려왔는데 요즘 보니 4억 정도에 전세가가 형성되어 있더군요. 과거 아파트 가격이 입지에 비해 저렴한 편이었는데 매매가가 폭등해서 전세가가 따라잡지 못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단점
제가 전세로 살아보니 단점이 많더군요. 집주인이었다면 장점이 훨씬 많았을지도 모릅니다. 집주인에게는 투자 가치가 더해지니까요. 아무튼 단점을 써보면
1층 상가 식당들. 오리집 빼고 전부 가봤는데 맛있다고 하기 힘든 식당들.
식사 시간이 되면 1층에서 생선 굽는 냄새가 올라와서 집안 가득 냄새가 차서 환기시켜야 합니다. 창문을 닫아놨는데도 이상하게 생선 굽는 냄새가 들어옵니다. 외풍이 심해서 그런 듯합니다.
외풍 얘길 하자면 많이 들어옵니다. 그렇다고 창문을 열어놓는다고 바람이 시원하게 들어오지도 않습니다.
저는 제가 보일러를 안 때서 그냥 춥게 살아서 집이 추운가 보다, 집이 오래돼서 그런가 보다 생각했는데 현재 살고 있는 집은 미소지움과 연식이 비슷한데도 보일러를 안 켜도 낮에 21도는 되는 걸 보고 그 집이 정말 추운 집이었구나 생각하게 됐습니다.
주변환경. 집 주변에 유리집, 영세한 오토바이 수리가게가 즐비해 도보이동시 불편합니다. 안그래도 좁은 인도를 점유해 사용합니다.
동향에 가까운 남동향. 이 평수 한정입니다만 해 뜨는 게 거의 정면에서 보입니다. 남동향이라고 하지만 거의 동향에 가깝습니다. 집이 전체적으로 어두워요. 오후 서쪽에서 해가 질 때는 104동에 가려서 그다지 밝지 않습니다.
이 아파트의 최악은 엘리베이터입니다.
101, 102동은 복도식인데 한 층에 6 가구입니다. 그리고 18층이나 됩니다(18층은 3가구). 그런데 엘리베이터는 한 대. 100여 가구가 1대로 다니는데 출퇴근 시간에는 인내심 테스트를 하나 싶을 정도로 오래 기다려야 합니다. 10층 이하는 그냥 걸어 내려가는 게 더 빠릅니다. 시간 재 보니 2분도 안 걸리더군요. 정말 최악입니다. 제가 살 때 17, 18층은 인싸들만 사는지 엘베 타려고 보면 항상 저 층에 있더군요. 엘베가 2대만 되어서 고층 저층용 나눠서 운영되었더라면 이 아파트 가격이 훨씬 상승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아파트 내부 소음
윗집의 발망치 소음 같은 건 그냥 다른 아파트 평균인 것 같습니다. 층간소음 적은 집에 살아본 적이 없기에 그냥 그러려니 하는 수준입니다. 그런데 수도관 소리가 매우 거슬립니다. 우리 집 세면대에서 물을 틀면 물 흐르는 쉭~ 하는 소리가 집 안에서 들리고 물을 잠그면 '퉁'하는 소리가 납니다. 그리고 욕조의 수전에 샤워기 헤드를 올려두면(보통 샤워기 헤드를 걸이에 걸지 않고 수도꼭지 위에 올려두죠) 그 소리가 크게 납니다. 남의 집에서 내려놓는 소리도 크게 들립니다.
작은 부엌
20평대 아파트인데 부엌 크기는 10평대 원룸 사이즈입니다. 직선 구조였으면 조금 나았을지 모르겠지만 ㄱ자로 되어 있고 식기 건조대를 놓고 나면 도마 하나 올려놓고 요리할 공간이 없습니다. 그나마 식기세척기가 설치되어 있어 이곳을 식기 건조대 대신 사용했습니다.
처음 이사 올 때 아파트 바로 옆 철길이 매우 신경 쓰였습니다만 의외로 기차 소리는 들리지 않더군요. 기찻길과 인접한 105, 106동은 들렸을지 모르겠지만요. 하지만 롯데 초고층 아파트가 들어선 뒤 소리가 반사돼서 인지 가끔 기차 지나가는 소리가 들립니다. 많이는 아니고 매우 조용한 밤 창문을 활짝 열었을 때만 조금 들립니다.
기차보다 앞 베란다 쪽의 자동차 소음이 상당합니다. 이 집에 살고 나서 다시는 대로변에 있는 아파트에 안 살겠다고 다짐했을 정도입니다. 4차선 도로이지만 양 옆으로 불법주차 차량이 가득해 실질적으로 2차선인 도로임에도 양카, 배달 오토바이가 내는 굉음은 여름에 정말 힘들었습니다.
뷰. 이건 단점이기보다는 아쉬운 점. 예전 래미안과 롯데캐슬이 지어지기 전에는 거실에서 뷰가 상당히 좋았다고 집주인이 그러더군요. 눈앞에 거슬리는 게 없이 뻥 뚫려있었다네요. 하지만 거기도 래미안과 롯데캐슬의 대단지 아파트(미소지움보다 훨씬 큰)가 들어섰고 이제 아파트 뒤에도 65층짜리 롯데 초고층 아파트가 들어섰습니다.
근처 맛집
주택가임에도 의외로 주변에 식당이 별로 없습니다. 월요일은 또 대부분 휴무입니다.
제가 가본 곳 중 몇 곳 추천을 드려보면
- 전현필식당 : 아파트 바로 맞은편에 위치. 맛있지만 가격이 조금 높아 가끔 가는 곳입니다.
- 치쥬 : 가성비 높은 파스타집. 추천 메뉴는 모차렐라 토마토 파니니. 말린 토마토의 상큼함과 모짜렐라 치즈가 매우 잘 어울립니다.
- 정편백 : 체인점으로 먹을만합니다.
- 본크라상 : 빵집이 작아 메뉴가 다양하지 못하지만 이 동네에서 빵맛은 제일.
- 브레드스토리 : 본크라상보다 빵맛은 별로지만 가게가 커서 메뉴가 다양.
- 대복칼국수 : 중간은 하는 맛.
- 멜로우시티 : 로스팅 카페. 어느 정도 규모가 있어 다양한 원두를 로스팅합니다.
- 응급실떡볶이 : 여기는 한 번도 가보지 않았습니다만 제가 이사 오고 이사 나갈 때까지 생존해 있더군요. 이런 가게는 금방 생기고 망하던데 몇 년을 생존한 것 보면 어느 정도 맛은 보장되는 곳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상 전농신성미소지움아파트의 장단점을 써봤습니다. 실거주 목적으로 이곳을 알아보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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