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돼지쇼는 대체 뭘까??>
쇠소깍을 지나고 한참 더 달려 금호리조트 앞 공원에서 첫 휴식을 가졌다. 절벽이라 풍경도 좋고 바로 앞에 화장실도 있어서 텐트 칠 사이트로 안성맞춤이었다. 하지만 바닥이 전부 바위로 되어있어서 팩을 박아야 하는 텐트는 힘들 것 같고 자립형 텐트만 가능할 듯.
<토토로인형이 부르기에 가봤더니 카페는 망....>
두모악은 3년 만에 오는 것 같다. 전부터 느꼈던 거지만 두모악에 걸려있는 작품 좀 제발 다른 걸로 바꿨으면 좋겠다. 사진집 보면 훨씬 좋은 작품들이 많은데 왜 이 작품들을 걸어놓았는지 의문이다. 큐레이터가 이상한 건가? 걸려있는 작품은 죄다 B컷만 걸어놓은 것 같다.
어제보다 오르막 내리막이 심하지 않아 예상보다 너무 빨리 성산에 도착했다. 덥지 않은 날씨도 한몫했고. 섭지코지 쪽으로 들어갔는데 도로가 왕복 2차선밖에 안되어 뒤에서 차들이 빵빵거리고 난리가 났다. 거기에 주차장에 잠시 서 있었더니 나(자전거)랑 스쿠터 타고 온 사람들에게 여기 세우면 안 된다고 어찌나 뭐라 하던지… 짜증 나서 그냥 나와버렸다. 성산에서 하룻밤 자기에는 날이 너무 일러 좀 더 가보기로 한다. 어제 그 형님이 얘기한 레프트핸더에 전화를 해봤더니 침대가 남아있다고 해서 예약을 하고 레프트핸더로 출발.
광치기해변. 올레1코스의 끝. 몇 년 전 올레를 처음 걸은 후 먹은 회 한 접시와 한라산 소주는 정말 맛있었었는데. 나는 사진만 찍고 다시 갈 길을 간다. 날씨가 좀 쌀쌀하다. 달리면 덥긴 한데 손은 차가운 정도.
세화 해수욕장이 가까워질 무렵 발견한 무늬만 전망대. 배를 올려놓았다. 난 쿨하게 패스.
세화 해수욕장 근처까지 갔더니 소음이 장난 아니다. 알고 보니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해녀축제를 하는 중이었다.
레프트핸더 게스트하우스에 도착했더니 어제 두나에서 만난 그 형님을 다시 만났다. 너무 반갑게 맞아주셨다. 나는 원래 성산까지만 간다고 얘길 했었기에 그 형님은 나를 다시 만날 줄은 상상도 못했던 것이다. 반가운 마음에 저녁을 읍내 나가서 같이 먹기로 했다. 여기 게스트하우스의 주인과 스텝은 아까 해녀축제 참석해서 소라를 많이 따왔다며 나중에 구워준다고 했다. 게스트하우스에 도착하면 늘상 하듯 샤워를 하고 짐정리를 하고, 침대에서 좀 쉬다가 저녁을 먹으러 나갔다. 돼지고기 두루치기를 먹었는데 다른 제주의 음식점이 그렇게 하듯 껍질을 떼어내지 않고 오겹살로 볶아 맛이 쫄깃쫄깃하다. 각 소주 한 병씩 비우고 슈퍼에서 맥주를 사 와서는 다시 게스트하우스에서 마셨다. 게스트하우스에 오면 늘상 술판이다.
오늘은 색다른 손님이 있었다. 외국에 입양된 사람이 친구랑 같이 제주 여행 중이었고 여행 블로그로 유명하신 분도 있었고, 내가 사는 동네의 식당 아들도 있었다. 가게 일이 싫어 제주로 도피를 왔다고 한다. 맥주를 비우고, 막걸리를 마시고, 아까 따왔다는 소라도 구워서 맛있게 먹었다. 여기 게스트하우스는 오픈한지 얼마 되지 않았다. 주인은 서울에 있을 때 아모레퍼시픽에 다녔다고 한다. 그래서 게스트하우스 방 이름이 전부 아모레 제품(샴푸, 치약 등)으로 되어있었다. 서울에 살면 돈은 확실히 많이 벌게 되지만 그에 대한 스트레스와 기회비용 등을 따져보니 여기 제주에서 사는 게 더 낫겠다고 판단되어 내려오셨다고 한다. 나도 언젠가는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아닌 다른 일을 하게 될 날이 올 것이다. 그때는 어떤 일을 하게 될 건가... 고민하다 잠자리에 들게 된 하루다.
오늘 주행거리 78.3Km
사용경비
팥빙수 6,500
두모악 3,000
게스트하우스 20,000
맥주 13,000
=4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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