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0(5) Puente La Reina -> Estella(23km)
07:00 ~ 14:00
누가 불을 켜는 바람에 새벽 5시에 잠이 깼다. 구시렁대는 소리가 이곳저곳에서 들렸다. 잠 깬 김에 느긋하게 짐 챙기고 준비했더니 7시가 다 되어 출발했다. 역시나 오늘 아침도 비가 온다. 출발하자마자 공립 알베르게에서 아침 식사 준비를 하는 후쿠다상을 만났다. 생장에서 만난 이후로 처음이었다. 창문을 두들겼더니 너무나 반가운 표정으로 맞이한다. 몸은 괜찮냐고 물었더니 괜찮은데 코고는 소리와 침대 삐그덕 거리는 소리가 씨끄러워 잠을 자지 못했다고 한다. 알베르게에서 처음 자는 거라고 한다. 다시 만나기를 기약하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계속 기온이 낮고 비가 온다. 좀 따뜻해져서 반바지 입고 걷고 싶다.
걷는 도중 어제저녁을 같이 먹은 Y를 만나 함께 걸었다. 에스떼야에 도착해서 공립 알베르게를 찾아가는데 마침 공립 알베르게 입구에서 한국인이 있어 쉽게 찾을 수 있었다. H누나였다. 둘 다 점심을 먹지 못한 터라 짐을 내려놓고 곧장 식당을 찾았지만 알베르게가 있는 곳은 구 시가지고 다리를 건너 좀 더 들어가야 신 시가지인데 그쪽에 식당이 많다고 했다. 하지만 시간이 2시가 넘어서 대부분의 식당이 시에스타에 들어갔고 우리는 문 연 식당 아무 곳이나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맛은 없었지만 대충 배를 채우고 알베르게로 돌아와 늘상 하는 것처럼 빨래를 했다. 낮잠을 좀 자고는 A누나, Y랑 같이 식료품 가게에서 돼지고기랑 쌀을 사 와서는 밥을 해먹었다. Y가 튜브 고추장을 가지고 있어 양파랑 감자를 듬뿍 썰어 넣어 고추장볶음을 했다. 여기 알베르게는 로비에서 와이파이 신호가 미약하게 잡혀 한국인들이 다들 거기 옹기종기 모여앉아 있었다. 앉아서 왔다갔다 하는 여러 사람들을 보다 한국인 부부를 만났는데 신혼여행으로 카미노를 온 부부였다. 결혼식 할 비용으로 식을 올리지 않고 6개월간 세계여행을 하다가 이제 카미노를 걷고 한국으로 돌아간다고 한다. 정말 멋진 커플이었다.
<누군가의 결혼식>
사용경비
빵 2.2
콜라 1.7
알베르게 5
점심 4
저녁 3
음식 3.2
총 19.1 /누적 163.8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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