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5(10) st domingo - Belorado(25km)
산토도밍고의 수녀회 알베르게는 금액이 정해져 있는게 아니라 기부식으로 원하는 금액을 낸다. 그렇다고 해서 공짜란 말은 절대 아니다. 정해진 금액이 없다는 것이다. 이후에 만난 스페인 유학생 HW가 얘기해 주길 자기가 묵었던 소규모 알베르게에 이전에 한국 사람들이 단체로 10명이 왔었는데 아침에 그들이 떠나고 나니 헌금함에 돈이 10원도 없었다고 한다. 정말 부끄러운 얘기다. 아무튼 헌금하고 나니 수녀님께서 작은 기념뱃지를 주셨다.
오늘길은 아주 무난했다. 거의 평지나 마찬가지였다. 벨로라도까지 딱 6시간 걸린 것 같다. 잘 오다 알베르게 도착 10분전 미친듯한 폭우를 머금은 구름을 만나 급하게 우의를 뒤집어썼다. 옷은 안 젖었지만 이마에 선크림을 발랐었는데 이게 빗물을 타고 눈에 들어가 눈을 뜰 수가 없었다. 오늘 깨우친 사소한 교훈이다. '선크림은 눈 아래까지만 발라라.'
<걷는길에 후쿠다상을 만난 건 처음이었다. 시코쿠순례때 썼던 삿갓을 그대로 들고오셔서 나는 잠시 빌려 기념촬영>
적당한 식당이 없어 알베르게 2층에 있는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계속 쇠고기만 먹은 것같아 세군도Segundo를 생선으로 시켰는데 맛있었다. 늘 하던 것처럼 빨래하고 밀린 일기쓰고(쓰던도중 미친듯이 졸았다. 2층 침대에서 떨어질 뻔 할 정도로). 오늘 저녁은 리나가 해주기로 해서 만나 저녁 장을 보고 해먹었는데 솔직히 느끼한 음식만 만들어 모두들 많이 먹지를 못했다. 오죽했으면 일본인 후쿠다상이 김치가 먹고싶다고 했을 정도로... 억지로 먹었는데 눈치챈 것 같아서 리나에게 많이 미안했다.
사용경비
아침 3.7
기념품 2
점심 10
알베르게 5
식료품 8
총 28.7 /누적 256.02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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