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기-Review-

하만카돈 사이테이션 300 스피커 사용기

beercat 2022. 2. 17. 21:05

하만카돈 사이테이션 300 리뷰(Harman Kardon citation 300 Review)


이 글은 2020년 7월 작성해 다른 곳에 올린 리뷰를 여기 옮긴 것입니다. 참고 바랍니다.


하만/카돈은 해파리 모양의 스피커 '사운드 스틱'으로 한국에 잘 알려진 미국 오디오 브랜드입니다. 고급 차량의 오디오 시스템으로 많이 채택되는 브랜드이기도 하죠. 몇년전 삼성에서 인수해 한국에서는 더 유명해지기도 했습니다.

Harman/Kardon Soundstick

 

지금도 생산되고 있는 이 사운드 스틱은 그 유명한 전 애플 디자이너 조너선 아이브가 디자인했습니다. 애플에서 스피커 시스템이 필요해 하만과 협업했다고 하더군요. 사운드 스틱의 소리가 제 취향은 아니라 썩 맘에 들지 않음에도 집에 하나 두고 싶게끔 만드는 디자인입니다.

 

제게 하만/카돈은 음질 보다는 디자인으로 기억에 남는 브랜드입니다. 최근 판매하는 이 브랜드의 제품들을 보면 마음에 드는 제품이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 제가 눈길도 주지 않던 이 브랜드 하만/카돈의 사이테이션 300을 들이게 된 이유는 오로지 '가격' 때문이었습니다.

 

하만카돈 사이테이션300의 정가는 60만 원입니다. 미국 판매가는 $499.95입니다. 스마트 스피커 중에서 상당히 고가에 속하는 가격입니다. 이런 제품을 미국 공식 사이트에서 무려 70%가까이 할인 판매했고, 저는 직구로 배송 대행비를 포함해서 약 22만 원에 구입을 했습니다.

 

정가 60만 원 짜리 제품인데 아무리 못해도 30만원 짜리 소리는 내어 주겠지?

 

현재 온쿄의 앰프와 B&W 스피커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소리에 전반적으로 만족하기는 하지만 애플의 에어플레이, 블루투스 같은 무선 연결을 지원하지 않아 라즈베리파이에 에어플레이 프로그램을 설치해서 음악을 듣고 있었습니다. CDP도 있는데 지금은 바야흐로 스트리밍 시대. 시디가 수백 장이 있지만 창고에 처박혀 있습니다. 아무리 소리가 좋아도, 크기가 크고 사용성이 나쁘다면 오디오의 본질인 음질이 조금 떨어지더라도 용인되는 시대에 있습니다. 오디오도 음질보다 편의성이 더 중요시 되는 시대가 됐습니다.

 

제품을 받기 전까지 조마조마 했습니다. 집의 오디오를 대체하기 위해서 구입 했는데 만약 그것보다 소리가 안 좋다면? 편의성을 위해 구입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오디오의 본질은 음질이죠. 

 

Harman/Kardon Citation 300 Gray

 

기나긴 인고의 시간이 지나 마침내 제품이 도착했고 바로 설치했습니다.

 

GoogleHome 앱으로 연결하면 이렇게 뜹니다. 물론 이름을 바꿀 수도 있습니다.

이 제품은 스마트폰 전용 앱이 있는 게 아니라 '구글홈'으로 제품을 연결해 사용합니다.

 

아이폰 에어플레이 연결


구글홈 앱에 사이테이션 300을 연결하니 곧장 시스템 업데이트부터 시작합니다. 업데이트를 하고 나니 ‘Airplay'가 되더군요.

 

에어플레이 연결이 되어 있으면 저렇게 글자가 파란색으로 표시됩니다.

 

에어플레이로 음악을 들으면 상단LCD에 음악 정보가 표시됩니다.

 

이 제품은 상단의 LCD 창이 포인트입니다. 컬러 터치스크린이 내장돼 있는데 앨범 표지도 보여주고 일시멈춤, 곡 넘기기 등을 조작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외에는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어 조금 아쉽습니다. 설정에 들어가면 할 수 있는 게 베이스 조절 밖에 없습니다. 사진을 찍고 보니 LCD에 지문이 묻어서 엄청 지저분하네요. 실제로 보면 화질이 좋습니다.

 

설정에 들어가면 이게 전부입니다.
유일하게 설정을 변경할 수 있는 베이스 값. +10부터 -10까지 20단계 조절이 가능합니다.

스펙

스펙을 간단히 살펴보면

  • 전원 : 프리볼트
  • 출력 :100W
  • 지원방식 : 와이파이 2.4GHz/5GHz
  • 외부 입력 단자 : 없음
  • 채널수 : 2CH
  • 유니트 : 20mm 트위터 2개, 89mm 중저음용 드라이버 2개
  • 재생 포맷 : HE-AAC, LC-AAC, MP3, Vorbis, WAV(LPCM), FLAC, Opus(와이파이 재생시)
  • 무게 : 4100g

 

구글 어시스턴트

이 사이테이션 300은 자체 앱이 없고 구글홈과 연결해서 사용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유튜브 뮤직, 스포티파이, 벅스의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면 블루투스나 에이플레이로 연결하지 않고 구글 어시스턴트에게 ‘잔잔한 음악 틀어줘’, ‘아이유의 xxx 노래 틀어줘’라고 음성으로 명령할 수 있습니다. 음악을 듣고 있는 도중에도 말귀를 잘 알아듣는 편입니다. 그런데 국가 설정에 따라 연결 가능한 스트리밍 서비스가 다르게 표시됩니다. 국가 설정이 미국으로 돼 있으면 벅스가 안 되고, 한국으로 돼 있으면 스포티파이가 안 되고 이런식입니다. 

 

청음

업데이트 후 즐겨 듣던 음악을 재생해봤습니다.

 

아이유, 백예린 등 여성 보컬 위주의 밝은 노래에 발군의 소리를 들려줍니다. 바이올린 연주 같은 고음 위주의 음악도 정말 좋네요.

 

사이테이션 300은 해상력과 고음이 정말 좋다고 생각합니다. 저음 또한 훌륭합니다만 저음에 관해 할 말이 많이 아래에서 다시 얘기하겠습니다. 제가 듣기에 사이테이션 300은 해상력 좋은 고음이 소리를 지배하고 저음이 아래에서 충실히 받쳐주는 느낌입니다. 때문에 피아노나 바이올린 독주, 여성 보컬 음악에 최적화 된 오디오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본격적인 락과 오케스트라는 300으로 들으면 좀 심심하지 않나 하는 생각입니다. 악기 2, 3개로 구성된 연주곡일 경우 괜찮지만 악기 수십개로 구성된 오케스트라는 들어보니 좀 별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단은 이 300이 스테레오지만 두 채널의 위치가 너무 가까워서 공간감이 없습니다. 락의 경우 Suede 같은 가볍고 보컬도 고음 위주의… 이런 곡이라면 괜찮지만 묵직한 기타 리프와 더블베이스로 무섭게 달려가는 음악의 경우 빈약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이건 제가 집에서 사용하기 때문에 볼륨을 꽤 낮춰서 들어서 그런 것일수도 있습니다.

 

저음 문제

사이테이션 300 이 제품은 본격적인 오디오라고 생각합니다. 스마트 스피커지만 가격으로 보나 크기로 보나 일반적인 오디오로 취급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 작은 기기에서 내어주는 강력한 저음 때문에 가정집 방에 설치한다면 조금 세팅이 필요해 보입니다.

혹시 기대를 안고 이 스피커를 구입했는데

  • 저음이 너무 웅웅거려서 방이 울려요
  • 피아노 연주를 플레이 했는데 피아노 건반 치는 소리가 울려서 음악 듣는 게 되려 고역입니다
  • 좋은 오디오라고 알고 샀는데 소리가 답답해요. 고음도 별로고 저음도 별로에요

 

이렇게 느끼신다면 사이테이션 300을 설치한 위치를 옮길 필요가 있습니다.

 

세.나.스

세상에 나쁜 스피커는 없다. 제가 늘 하는 말입니다. 몇백, 몇천만 원짜리 스피커라도 잘못된 공간에 있으면 몇십만 원짜리 스피커보다 못한 소리가 날 수 있습니다.

 

이 스피커는 제대로 된 저음을 내어주기에 정사각형에 가까운 작은 방에 설치하게 되면 십중팔구 '웅~~' 하는 집 전체가 떨리는 듯한 저음이 온 방에 깔려 층간소음도 염려되고, 좋은 오디오라고 알고 샀는데 소리가 이상하다고 느낄 가능성이 높습니다. 본체에 있는 설정에서 베이스 레벨을 제일 낮게 -10으로 해도 이 부밍음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작은 정사각형 방은 부밍음을 유발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합니다. 부밍을 줄이려면 되도록 한쪽 면이 6미터 이상인 직사각형 방이 좋습니다. 각 모서리에 책장 같은 걸 두어 방 모양이 비대칭이 되도록, 스피커 뒤에는 커튼이나 두꺼운 천 재질의 것을 두면 좋다고 합니다. 그리고 반드시 묵직하고 단단한 곳에 설치하셔야 합니다. 흔들리거나 가벼운 것 위에 설치하면 스피커가 흔들려서 이상한 저음과 지지직 거리는 소음(일부 직구품에서 내부 부품이 떨려서 이런 소음 나는 불량품이 있다고 합니다)이 추가로 발생합니다.

 

이 부밍이 심하면 저음이 너무 크게 들려 고음과 중음도 묻히기 때문에 소리 밸런스가 완전히 무너집니다. 정가 60만 원이나 하는 이 스피커를 구입 했는데 소리가 생각보다 안 좋고 너무 이상하다 싶으면 이 저음 부밍 때문일 가능성이 90% 이상이라고 단언합니다.

 

해결 방법이 하나 더 있긴 한데, 사이테이션 300을 하나 더 구입해 두 기기를 스테레오로 연결해 사용하는 것입니다. 두 스피커에서 나오는 저음이 부딪히며 상쇄되기 때문에 부밍 잡기가 수월하다고 합니다. 

 

저는 부밍 잡을 때 빌리 아일리시의 배드 가이라는 곡을 한번 재생해봅니다. 이 곡 첫 부분에 강력한 저음 비트와 중간쯤 뚝 떨어지는 저음이나오는데 이 부분에서 웅~ 하고 울리는 소리가 안 나온다면 1차 합격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음 주파수 테스트

Online Tone Generator

맥이 있다면 에어플레이로 연결 해서 위 사이트에서 테스트 해보세요. 부밍음 잘 잡았다고 생각했는데 여기서 테스트 해보니 46~55Hz에서 약간의 부밍이 발생하더군요. 완벽하게 잡은 게 아니었습니다. 

총평

'그러면 너는 만족하냐?' 라고 물으신다면,

네, 저는 만족합니다. 저음 부밍 잡기가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지만 세팅이 잘 되었으면 매우 괜찮은 소리가 납니다.

주의점

  • 구형 펌웨어가 올라가 있어 반드시 업데이트를 해 줘야 Airplay가 가능.
  • 본체 볼륨 버튼은 살짝 터치해서 사용하는게 아니라 꾹 눌러줘야 작동.
  • 와이파이 주파수 5GHz로 연결하면 스트리밍이 끊긴다는 얘기가 많음. 2.4GHz로 연결해 줄 것.
  • 저음만 잘 잡으면 매우 훌륭한 소리가 나지만 잡기가 힘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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