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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43

#22 한적하고 이상한 알베르게(Leon-San Martin)

-5.15(20) Leon -> San matin(28km) 07:50 ~14:00 어젯밤 호텔방에서 늦게까지 인터넷을 하느라 늦잠을 잤다. 아침을 먹고 씻고 하다보니 결국 8시가 다 되어 출발했는데 전에 프로미스타에서도 그랬듯이 호텔에서 자고 출발하면 느낌이 이상하다. 하지만 쉬어서 그런지 발걸음은 가볍다. 하루 쉬었는데 이 정도면 이틀 쉬었다간 날아다니겠네. 막 레온을 벗어나서 커피숍이 보이는데 거기에 어제 만났던 반야와 아니타가 있길래 커피를 마셨다. 그런데 옆 테이블에 중국인 두 명과 서양인 한 명이 있어 묘하다 생각했었는데 알고 봤더니 그들은 중국인이 아니라 한국 사람들과 프랑스인이었다. 현우와 S누님, 그리고 프랑스인 쟝이었다. 중간에 노란 화살표가 안 보여 당황했었는데 내게 묻길래 나는 다 ..

#21 휴식(Leon)

-5.14(19) Leon(0km) 아침 일찍 나서려는 내게 JK는 여기 알베르게는 아침을 준다는 정보를 제공해줬다. 엄청나게 붐비는 식당에서 빵 두 조각과 커피를 마셨다. 대학인 순례자 여권을 가지고 있는 JK는 레온 대학교에서 세요를 받아야 한다기에 나도 호기심에 따라갔다. 대학 행정처에서 세요를 받고는 같이 레온의 파라도르를 구경하러 갔다. 레온의 파라도르는 굉장한 크기의 궁전 같다. 순례길에서 파라도르를 만나는 건 자주 있는 일이지만 레온의 파라도르는 크기도 굉장하고 등급도 높은 편이라고 한다. 미래에 결혼을 한다면, 신혼여행으로 스페인에 온다면, 꼭 여기서 묵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파라도르에 들어가서 구경을 하다 '경주부부'도 만나고 알베르게에 구경왔던 일본인 관광객들도 다시 만났다. 여기저..

#20 부르고스보다 더 큰 도시 레온(Reliegos-Leon)

-5.13(18) Reliegos -> Leon(25km)7:20 ~ 14:00 어쩌다 보니 오늘 혼자 걷게 되었다. S가 혼자 걷고 싶었는지, 컨디션이 안 좋았는지, 아니면 내가 컨디션이 너무 좋아서 너무 빨리 걸어 S가 쫓아오질 못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걷다가 S와 멀어져 한참을 기다려도 오질 않아 그 뒤부터는 그냥 상관 안 하고 혼자 걸었다. 어제 32Km를 걸었는데도 오늘은 몸이 전혀 힘들지 않았다. 풍경이 다양해서일까? 레온 시내에 들어와서 알베르게를 못 찾아 헤매는 나를 제니가 발견해서는 알베르게로 데려다 주었다. 바닥에 알베르게로 향하는 표지판이 있었는데 카미노의 노란 표식만 보느라 지나쳤었다. 레온 시내에 있는 수녀원에서 운영하는 알베르게는 오래됐지만 느낌 있는 건물이었다. 바로 옆의 호텔과는..

#19 걸어도 걸어도 끝 없는 평원 메세타(Sahagun-Reliegos)

-5.12(17) Sahagun -> Reliegos(32km) 7:20 ~ 14:20 어젯밤 생각해보면 대략 10시 반쯤 연습이 끝나고 곧 잠든 것 같다. 시끌벅적했지만 나름 재미있는 풍경이었다. 아침으로 어제 사온 빵을 먹는데 어제 처음 본 '화난 여자'랑 마주쳤다. 뭐라 말을 걸어야 될 거 같아 빵을 좀 권했지만 사양했다. 하긴, 나 같아도 그러지… 한국인 부부는 오늘 나의 목적지 렐리에고스보다 7Km는 더 가야 하는 만시야가 목표라고 한다. 그러면 거의 40Km를 걸어야 하는데 무리이지 않느냐고 했더니 거기까지 꼭 가겠다고 하신다. 조금 걷다 카페에서 하비와 마리아를 발견하고는 우리도 조금 쉬며 카페 한잔 마신다. 오늘 가야 할 길을 살펴보면 사아군을 벗어나서 왼쪽으로는 프랑스 길 Camino F..

#18 몰락한 영광의 도시(Terradillos-Sahagun)

-5.11(16) Terradillos -> Sahagun(13km) 7:30 ~ 11:00 어제 8시쯤 선잠을 잤더니 밤에 잠을 못 자 고생했다. 아침에는 내가 제일 늦게 일어났다. 준비를 하고 식당으로 가 아침을 먹었는데 3유로짜리가 너무 초라했다. 커피랑 빵 조금이 전부다. 알베르게를 나서자 앞의 캠핑존에는 텐트 하나가 세워져 있다. 옆에는 와인병 하나가 놓여있고. 산 니콜라스에서 커피 한잔하고 있으니 S가 와서 이후부터 함께 걸었다. 물어보니 자기도 칼사디야에서 안자고 떼라디요스까지 와서 첫 알베르게에서 묵었는데 아침을 5유로나 받았다고 한다. 그 동네 자체가 좀 비싼 것 같다. 사아군까지 일정이 짧고 다행히 길도 어제보다는 재미(?)있었다. 공립 알베르게에 다행히 문이 열려있어 처음으로 1번 숙..

#17 지겨워(Carrion de los condes-Terradillos)

-5.10(15) Carrion de los condes -> Terradillos de templarios(27km) 07:30 ~ 15:30 오늘 걸어보니 왜 메세타 메세타 하는지 알 것 같다. 정말이지 지겹다. 걸어도 걸어도 똑같네. 정말 지겨웠다. 쉬다 걷다 하다 어제 만났던 S와 재미교포 J를 만났다. 둘은 칼사디야까지 간다고 한다. 칼사디야는 지도상으로 분명히 보여야 할 거리에도 보이지 않았는데 내리막길로 내려가서야 비로소 마을이 보였다. 갑자기 확 나타나니 기분이 좋았다. 여기서 둘은 점심을 먹고 난 맥주 한잔하고 다시 출발했다. 다시 출발해도 역시 똑같은 풍경. 걷다가 적당한 자리에서 어제 만들어놓았던 샌드위치를 먹었다. 레디고스에 도착해보니 동네가 너무 작고 알베르게마저 우중충한 분위기가..

#16 다시 걷자(Fromista-Carrion de los condes)

-5.09(14) Fromista -> Carrion de los condes(22km)09:00 ~ 14:00 아침에 혼자 깨는 기분이 이상하다. 좋다는 느낌이 아니라 '이상하다'. 오늘 걸을 거리는 길지 않아 느긋하게 준비를 하려고 해도 괜히 마음이 조급해져 빨리 준비를 하게 된다. 내가 쓰던 물건을 햇빛을 보게 할 겸 모조리 가방에서 꺼내 늘어놓았었는데 그것들을 가방의 원래 있던 자리에 쑤셔 넣고 간단하게 과일을 먹고 출발한다. 어제 뜨거운 욕조에 몸을 담가서 그런지 몸이 아주 가볍다. 몸도 가볍고 발걸음도 가볍다. 출발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저기 앞에 검은 머리의 동양인 세 명이 나란히 걷는 것이 보인다. 반가운 마음에 속력을 내어 가까이 가봤더니 SK, J, M이라고 하는 한국인이었다. 나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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