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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43

#15 휴식의 날(Burgos-Fromista)

-5.08(13) Burgos -> Fromista(65km) 오늘은 걷지 않기로 했다. 휴식의 날이다. 그래서 최대한 늦게 일어나서 최대한 늦게 알베르게를 나갔다. 그래봤자 8시지만. 몸이 적응되어 새벽이 되면 자연스레 눈이 떠진다. 규칙적인 생활을 하고 걷는 것 이외에 별로 하는 게 없으니 별 피곤을 느끼지도 않는다. Y랑 성당 앞을 걸어 다니다 츄러스 카페를 발견해서 들어갔다. 원래 츄러스는 초컬릿에 찍어 먹어야 제맛이지만 초컬릿의 단맛이 조금 부담돼서 그냥 츄러스랑 커피만 시켰다. 츄러스랑 커피 모두 훌륭했다. 인터넷을 하며 시간을 때우다 수비리에서 처음 만난 피트 아저씨를 다시 만났다. 관광인포에 물어 시티은행에 가서 출금하는데 한글이 되어 감동이었다. 카드를 넣으면 자동인식하는 것 같았다. 그..

#14 처음 만나는 대도시 부르고스(Ages-Burgos)

-5.07(12) Ages -> Burgos(21km) 불길하게 아침에 일어나 안경을 쓰려고 보니 무테를 받치고 있는 와이어가 끊어져 있다. 임시처방을 하고 식당으로 내려왔는데 내가 빠른건지 다른 사람이 느린건지 내가 아침을 다 먹고 나니 내려왔다. 평소 같았으면 기다렸다 같이 가는데 오늘따라 빨리 걷고 싶어 먼저 길을 나섰다. 같이 걷는 것보다 아침 일출을 놓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앞섰다. 30분 정도 걷자 마을이 하나 나왔다. 가이드북에 이 마을 아따뿌에르카는 고대 유인원의 흔적이 발견된 곳이라 한다. 하지만 난 갈 길이 바빠서 패스. 이른 아침에 아마 박물관도 열지 않았겠지. 언덕 하나를 오르면 꼭대기에 십자가가 있고 언덕을 내려가는 내리막에서 보니 저 멀리 오늘의 목적지 부르고스가 보인다. 큰 ..

#13 벨로라도에서 아헤스(Belorado-Ages)

-5.06(11) Belorado-Ages(30km) 알고 보니 알베르게에서 전날 예약을 받아서 먹는 아침이 어제 우리가 점심때 먹었던 레스토란테가 아니라 저녁을 해 먹었던 그 주방에서 먹는 것이었다. 아침을 예약한 그 인원들이 다 먹고 나서야 우리가 주방을 쓸 수 있었다. 그 때문에 아침 출발이 좀 늦어졌다. 하지만 주인 눈치에도 토스트 빵 다 굽고 원래 쪄 먹기로 했던 계란도 12개 모조리 구워 마요네즈랑 케첩 발라서 맛있게 먹었다. 오늘 걸었던 길도 가이드북의 지도와는 달리 아주 평탄한 길이었다. 평범한 길을 평범하게 걷고 있는데 아헤스 도착하기 직전 어떤 아저씨가 차를 밀어달라고 해서 나, Y, H누나 셋이서 밀었다. 차가 안 밀려 차 주인까지 합세해서 차 앞부분을 밀어서 내리막길에 떨구니 차가 ..

#12 산토도밍고에서 벨로라도(St.domingo de calzada-Belorado)

-5.05(10) st domingo - Belorado(25km) 산토도밍고의 수녀회 알베르게는 금액이 정해져 있는게 아니라 기부식으로 원하는 금액을 낸다. 그렇다고 해서 공짜란 말은 절대 아니다. 정해진 금액이 없다는 것이다. 이후에 만난 스페인 유학생 HW가 얘기해 주길 자기가 묵었던 소규모 알베르게에 이전에 한국 사람들이 단체로 10명이 왔었는데 아침에 그들이 떠나고 나니 헌금함에 돈이 10원도 없었다고 한다. 정말 부끄러운 얘기다. 아무튼 헌금하고 나니 수녀님께서 작은 기념뱃지를 주셨다. 오늘길은 아주 무난했다. 거의 평지나 마찬가지였다. 벨로라도까지 딱 6시간 걸린 것 같다. 잘 오다 알베르게 도착 10분전 미친듯한 폭우를 머금은 구름을 만나 급하게 우의를 뒤집어썼다. 옷은 안 젖었지만 이마에..

#11 나헤라에서 산토 도밍고 칼사다까지(Najera-st.Domingo de calzada)

-5.04(9) Najera ~ st.domingo de calzada(22km) 깨끗하고 넓은 데서 잤더니 아침이 개운하다. 산초3세 알베르게는 정말 강추. 8인실에 3명밖에 없어 모두 침대 1층에서 잤고 코고는 사람도 없었다. 같은 방에 있던 덩치 좋은 독일인 바비가 생긴 건 코 엄청 골게 생겼는데 다행히 전혀 그렇지 않았다. 자기도 코 고는 사람이 없어 아주 좋았다고 한다. 짐을 챙겨서 아침을 먹으려니 이런, 식당 문이 잠겨있다. 별수 없이 다시 방으로 들어가 아침을 먹고 출발한다. 오늘 역시 아침의 풍경은 예술이다. 걸어 다닐 수가 없다. 사진을 찍느라. 발걸음이 가벼워서인지 한 시간 만에 아소프라에 도착해서 느긋하게 커피를 마시다 Y를 만나 이후 함께 걸었다. 걷다가 마을 하나를 만났는데 이름이..

#10 로그로뇨에서 나헤라까지(Logrono-Najera)

-5.03(8) Logrono ~ Najera(30km) 카미노에서 처음 길을 잃었다. 로그로뇨가 팜플로냐 이후 제일 컸던 도시였는데 도심 속에서는 노란 화살표가 잘 보이지 않는다. 화살표가 사라진 곳에서 엉뚱한 곳으로 갔다 되돌아오느라 헤맸더니 급 피곤해졌다. 도시를 벗어나니 강이 나왔는데 많은 사람이 낚시를 하고 있었다. 사실, 나도 낚시를 좀 배우고 싶었는데 주변에 하는 사람이 없었다. 예전 회사에서 MT를 갔을 때 제일 큰 물고기 잡는 사람에게 1만원씩 몰아주기로 내기를 했는데 내가 제일 큰놈을 잡고 제일 많이 잡기도 했었다. 가자미를 줄낚시로 잡았었는데 제일 못 잡은 사람은 0마리. 나는 20마리 가까운 수를 잡았었다. 초겨울 속초에서였다. 조금 쉬려고 벤치에 앉아 있는데 저 멀리서 다람쥐가 다..

#9 로스 아르코스에서 로그로뇨(Los arcos-Logrono)

-5.02(7) Los Arcos-Logrono(30km) '재희상 오키떼 오키떼' 미시로가 깨워서 겨우 일어났다. 아침에 같이 출발하기로 했는데 세상 모르고 잤나보다. 카미노 초반에는 새벽에 눈이 말똥말똥해서 힘들었는데 이제 시차도 그렇고 적응이 된 것 같다. 짐 정리하면 시간이 걸릴것 같아 먼저 출발하라고 했다. 배낭을 싸고 어제 사 온 빵과 과일을 먹는다. 스페인에서 먹어 본 과일은 한국보다 전부 맛있는 것 같다. 특히 여기서 먹어 본 서양배는 정말이지 달고 맛있다. 한국에서 먹어 본 서양배는 딱딱하고 맛이란게 전혀 안 느껴지는데 말이다. 맛있는 걸 고르는 요령이라면 물렁물렁한 걸 골라 먹어야 한다. 딱딱한 것은 단 맛이 없을 확률이 높지만 시간이 지나 물렁해지면 맛있어 질 수도 있다. 서양배는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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