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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그냥 걷기만 한 것같은 하루(Ponferrada-Pereje)

-5.19(24) Ponferrada -> Pereje(29km) 07:20 ~ 16:00 고요한 아침에 걷는 것은 매우 기분 좋은 일이다. 현우와 미시로가 비야프랑카까지 가자고 했으나 나는 오늘 그 이상을 가고 싶었다. 그래야 내일 오세브레이로까지 가는 일정이 편안하기 때문이다. 나와 현우가 컨디션이 안좋아 천천히 걷다 미시로랑 멀어졌는데 하루종일 안보였다. 아마 비야프랑카까지 가서 쉬었겠지. 하지만 내일 오세브레이로에서 만날 것이다. 저 푸른초원위에~ 그림같은 집을 짓고~ 노래가 절로 나오는 언덕위 하얀집. 나중에 만난 사람들마다 다들 저 집을 얘기했다. 마침내 비야프랑카에 도착했고 마을 초입에 무니시팔 알베르게가 있었다. 알베르게 마당에는 Rob이 웃통을 까고(?) 누군가와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

#25 우연 그리고 행운(Foncebadon-Ponferrada)

-5.18(23) Foncebadon -> Ponferrada(29km) 07:30 ~ 15:00 알베르게에서 준비한 빵과 커피를 마시고 길을 나섰다. 안개가 너무 심해서 2미터 앞이 안보일 정도였다. 걸은지 30분쯤 지나자 그 유명한 철십자가La Cruz de Ferro가 보였다. 많은 사람들이 고향에서 가져온 돌, 의미있는 물건들을 여기 놓고간다. 여기에 내려놓음으로서 가슴속에 응어리진 것들도 놓고 간다고 생각한다. 나는 한국에서 가져온 것이 없었기에 얼마전 지나가다 주운 예쁜 돌을 하나 내려놓고 간다. 미시로랑 처음 만났을때 그가 일본집 마당에 있던 돌을 가져와서 보여줬는데 걷기 시작한지 23일째인 오늘 비로소 그 돌을 내려놓았다. 철십자가 뒤로 30분정도 더 걸으니 그 유명한 알베르게 '만하린Ma..

#24 오늘은 오스피탈레로의 생일(Astorga-Foncebadon)

-5.17(22) Astorga -> Foncebadon(27km) 07:10 ~ 15:00 숙취로 너무나 괴로웠다. 어제 우리가 샀던 와인 이외에 옆에서 남는 와인이라고 주는 와인을 모조리 마셔댔더니 꽤 많은 양을 마신 것 같다. 반면 어제 벤치에 누워 자던 미시로는 완전 멀쩡했다. 걷는데 너무 힘들었다. 가다 쉬다를 반복하다 미시로에게 미안해 먼저 가라고 할까 하다 물통에 담아 온 물 500mL를 원샷했더니 그때부터 몸이 조금 괜찮아졌다. 오늘 걸었던 길은 대체로 평탄했다. 대부분의 길이 산길이었고 도로를 옆에 끼고 있다 하더라도 자동차는 거의 다니지 않았다. 중간중간 폭탄 터지는 소리가 들려 주변에서 공사를 위해 발파작업을 하나 싶었는데 Rob이 다이너마이트 소리가 아니라 마른하늘에 벼락 치는 소리..

#23 가우디의 건물을 보다(San martin-Astorga)

-5.16(21) San matin -> Astorga(25km) 07:20 ~ 14:00 Astorga도 상당히 큰 도시였다. 어쩌다 보니 시에스타에 도착하게 되었는데 알베르게 가다 지나친 가게에서 빠에야 사진을 본 후 그냥 빠에야에 꽂혔다. 계속 라면에, 보카디요에, 고기만 먹었더니 쌀밥이 절실했다. 알베르게에 짐을 내려놓고 가보았더니 다행히 시에스타에도 영업해서 거기서 점심을 먹었다. 하지만 역시나 시에스타라 그런지 주방장은 밖에 나와서 놀고 있고 가게 주인이 빠에야를 만들고 있었다. 좀 불안한 마음으로 먹어봤는데 맛은 훌륭했다. 주방장에게 제대로 배운듯. 내가 맥주 주문하면 muy bien! 빠에야 믹스타 주문하면 muy bien! 비노 블랑꼬 주문하면 muy bien! muy bien(very ..

#22 한적하고 이상한 알베르게(Leon-San Martin)

-5.15(20) Leon -> San matin(28km) 07:50 ~14:00 어젯밤 호텔방에서 늦게까지 인터넷을 하느라 늦잠을 잤다. 아침을 먹고 씻고 하다보니 결국 8시가 다 되어 출발했는데 전에 프로미스타에서도 그랬듯이 호텔에서 자고 출발하면 느낌이 이상하다. 하지만 쉬어서 그런지 발걸음은 가볍다. 하루 쉬었는데 이 정도면 이틀 쉬었다간 날아다니겠네. 막 레온을 벗어나서 커피숍이 보이는데 거기에 어제 만났던 반야와 아니타가 있길래 커피를 마셨다. 그런데 옆 테이블에 중국인 두 명과 서양인 한 명이 있어 묘하다 생각했었는데 알고 봤더니 그들은 중국인이 아니라 한국 사람들과 프랑스인이었다. 현우와 S누님, 그리고 프랑스인 쟝이었다. 중간에 노란 화살표가 안 보여 당황했었는데 내게 묻길래 나는 다 ..

#21 휴식(Leon)

-5.14(19) Leon(0km) 아침 일찍 나서려는 내게 JK는 여기 알베르게는 아침을 준다는 정보를 제공해줬다. 엄청나게 붐비는 식당에서 빵 두 조각과 커피를 마셨다. 대학인 순례자 여권을 가지고 있는 JK는 레온 대학교에서 세요를 받아야 한다기에 나도 호기심에 따라갔다. 대학 행정처에서 세요를 받고는 같이 레온의 파라도르를 구경하러 갔다. 레온의 파라도르는 굉장한 크기의 궁전 같다. 순례길에서 파라도르를 만나는 건 자주 있는 일이지만 레온의 파라도르는 크기도 굉장하고 등급도 높은 편이라고 한다. 미래에 결혼을 한다면, 신혼여행으로 스페인에 온다면, 꼭 여기서 묵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파라도르에 들어가서 구경을 하다 '경주부부'도 만나고 알베르게에 구경왔던 일본인 관광객들도 다시 만났다. 여기저..

#20 부르고스보다 더 큰 도시 레온(Reliegos-Leon)

-5.13(18) Reliegos -> Leon(25km)7:20 ~ 14:00 어쩌다 보니 오늘 혼자 걷게 되었다. S가 혼자 걷고 싶었는지, 컨디션이 안 좋았는지, 아니면 내가 컨디션이 너무 좋아서 너무 빨리 걸어 S가 쫓아오질 못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걷다가 S와 멀어져 한참을 기다려도 오질 않아 그 뒤부터는 그냥 상관 안 하고 혼자 걸었다. 어제 32Km를 걸었는데도 오늘은 몸이 전혀 힘들지 않았다. 풍경이 다양해서일까? 레온 시내에 들어와서 알베르게를 못 찾아 헤매는 나를 제니가 발견해서는 알베르게로 데려다 주었다. 바닥에 알베르게로 향하는 표지판이 있었는데 카미노의 노란 표식만 보느라 지나쳤었다. 레온 시내에 있는 수녀원에서 운영하는 알베르게는 오래됐지만 느낌 있는 건물이었다. 바로 옆의 호텔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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