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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미노 데 산티아고] #0 여행의 시작. Camino de Santiago

4.24 일을 그만둔 지 딱 한 달째 되는 오늘, 난 여행을 떠난다. 직장을 그만두고 아무것도 한 게 없는 것 같아 날짜를 세어보니 일주일은 고향 부산에 가 있었고, 일주일은 제주도에, 나머지 일주일은 알바를 했다. 그렇다면 나머지 일주일은 어디로 간 것일까? 일을 그만두며 나 자신과 약속했던 것을 하나도 지키지 못했다. 운동도 안 했고 영어공부도 안 해서 돈만 날렸으며 그 많이 사 놓은 책 하나도 읽지 않았다. 산티아고를 다녀오면 이런 나와 작별을 할 수 있을까? 변화된 내가 되어 40일 후 한국으로 돌아오길 고대한다. 비행기에 올라타고는 나처럼 산티아고에 가는 사람이 있는지 유심히 살펴봤다. 카미노 카페에서 나랑 같은 날 같은 비행기를 타고 가는 사람이 있었기 때문이다. 대각선에 앉아있는 사람이 등산..

자전거로 제주도 여행 준비하기

제주도 여행. 매력적입니다. 그리고 자전거 여행 정말 매력적입니다. 올레코스를 걷든 도로를 걷든 도보여행으로 제주도를 한 바퀴 돌려면 2주 정도는 걸립니다. 하지만 자전거로 간다면 초보라도 4일이면 한 바퀴를 돌 수 있습니다. 여행의 질로 따지자면 당연히 도보 여행이 좋겠지만, 일반 직장을 가진 사람이 2주 정도의 휴가를 내기는 사실 쉽지가 않습니다. 때문에 자전거 여행이 제일 이상적이라고 생각됩니다. 제가 제주 올레를 처음 접하기 전에는 제주도는 넓어서 당연히 차를 렌트해서 다녀야 하는 줄 알았고 그래 왔습니다만 우연히 제주 올레를 접하고 난 뒤 걸어서도 제주도를 한 바퀴 돌 수 있다는 걸 알았고, 이방인도 시내, 시외버스를 타고 제주 어디든 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물론 배차시간이 길어 ..

여행/제주도 2013.01.02

제주도 자전거 여행기 6/6

이제 서울로 돌아갈 날이 되었다.하지만 이 고양이는 여전히 능청스럽게, 오히려 손님 침대를 차지하고는 누워서 자고있다. 정말이지 귀여운 녀석. 제주도에서 마지막 식사이기에 고기 국수를 먹는다. 여기에 또 제주 막걸리를 또 빼놓을 순 없다. 하지만 비행기를 타야 하기에 한 잔만 마시고는 남겨둔다. 식사하고는 제주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다 비행기 시간 2시간을 남겨놓고는 자전거샵에 가서 다시 박스에 자전거를 분해해 넣었다. 올 때는 직원이 있었는데 갈 때는 사장님이 계신다. 공항에서 짐을 내려놓고는 인사를 하고 헤어진다. 솔직히 올 때 직원은 좀 불친절했지만 사장님은 정말 친절하다.올 때와 마찬가지로 자전거를 수하물로 붙이고 면세점에서 시간을 보내다 비행기를 타고 서울로 왔다. 서울은 날씨가 좋다. 김포공항의 ..

여행/제주도 2012.12.30

제주도 자전거 여행기 5/6

투둑 투둑.빗방울이 텐트를 때리는 소리에 잠에서 깼다. 시계를 보니 새벽 4시다. 비가 올 거라고 예상은 했었지만, 너무 일찍 왔다. 그리고 갈수록 빗소리가 거칠어진다. 나름(?) 운치 있다고 생각하며 빗소리를 듣는 것까진 좋았다. 하지만 문제는 텐트였다. 어제 빨래를 하고 옷이랑 타올을 텐트 위에 올려놓고 말렸는데 그게 물을 먹어서 텐트 가운데를 점점 누르고 그 눌려진 오목한 부분에 점점 물이 고였다. 손으로 텐트를 밀어내 고인 물을 쏟아내는 것도 여러 번. 결국엔 텐트가 무너졌다. 텐트가 프레임 없이 자전거에 매달고 팩만 박아 서 있는 구조인데 하필이면 텐트 친 장소가 모랫바닥이라 팩이 견뎌내질 못하고 쑥쑥 뽑혀나온 것이다. 텐트 초보에게 이런 일이 일어날 거라고는 전혀 상상도 못했던 일이라 텐트에 ..

여행/제주도 2012.12.30

제주도 자전거 여행기 4/6

새벽 빗소리에 잠에서 깼다. 텐트 안 치고 게스트하우스 이용하기를 참 잘한 것 같다. 다시 잠들었는데 뜨거운 햇볕에 잠에서 깼다. 운이 좋다. 비가 밤에만 내리고 아침에는 개다니. 제주도 게스트하우스 공식(?) 아침 식사인 토스트에 계란, 딸기잼을 먹고는 해녀축제에 잠시 들렀다 가기로 한다. 그런데 해녀축제장이란 곳을 가보니 이건 완전 아수라장이었다. 특별히 행사를 하는 건 모르겠고 그냥 먹.자.판이었다. 다른 건 없었다. 실망하고는 내 갈 길을 간다. 등대가 보이길래 한번 들러본다. 여기서 수영대회를 하는지 레인을 만들어놓고 소라줍기 대회를 위해서 소라를 바다에 몇십 박스를 뿌린다. '내가 어제 먹었던 소라가 저거구나' 바다를 보고 있으니 낯익은 얼굴이 다가온다. 이틀 연속 같이 묵었던 그 형님이다. ..

여행/제주도 2012.12.30

제주도 자전거 여행기 3/6

아침에 모두에게 작별을 고하고 또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조금 페이스가 빠른 감이 있기에 오늘은 무리하지 않고 딱 성산 일출봉까지만 가기로 한다. 쇠소깍을 지나고 한참 더 달려 금호리조트 앞 공원에서 첫 휴식을 가졌다. 절벽이라 풍경도 좋고 바로 앞에 화장실도 있어서 텐트 칠 사이트로 안성맞춤이었다. 하지만 바닥이 전부 바위로 되어있어서 팩을 박아야 하는 텐트는 힘들 것 같고 자립형 텐트만 가능할 듯. 달리다 보니 날씨가 안 좋다. 비가 한두 방울씩 내리기에 예전에 올레길 걸을 때 쉬었던 정자가 보여 거기서 잠깐 쉬기로 하고 아침에 먹었던 토스트로 양이 모자랐던지 배가 출출해서 정자에서 라면을 끓여 먹었다. 몇 십년된 골동품들로 끓여먹으니 더 맛있는 것 같다. 단 저 포크스푼은 구입한지 얼마 안된 스노우픽..

여행/제주도 2012.12.29

제주도 자전거 여행기 2/6

어제 잠들기 전에는 그렇게 더워서 침낭을 걷어차고 잤는데 아침엔 역시나 쌀쌀했다. 새벽에 일찍 깨버렸는데 갑갑해서 더는 누워있을 수 없었다. 이른 새벽이었는데도 아직 여름이라 그런지 날은 밝았다. 협재해수욕장을 한 바퀴 돌고는 씻고 라면을 끓였다. 이 버너로 말 할 것 같으면 나랑 나이가 비슷한 녀석으로 아버지께서 매우 애지중지하시던 물건이었다. 덕분에 내 어릴 적 캠핑갔을 때 사진을 보면 이 녀석이 항상 등장했다. 서울에서 녹을 제대로 벗겨오고 싶었는데 어떻게 해야 될지 몰라 불붙는 거 확인하고 가스 안 새는 것만 확인하고 가져왔다. 구입한지 약 35년, 안 쓴지 15년 이상이 지났는데도 무리 없이 작동되는 걸 보면 신기하다. 화력이 달라서 그런지, 냄비가 달라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라면 맛이 다르다. ..

여행/제주도 2012.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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