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4 일을 그만둔 지 딱 한 달째 되는 오늘, 난 여행을 떠난다. 직장을 그만두고 아무것도 한 게 없는 것 같아 날짜를 세어보니 일주일은 고향 부산에 가 있었고, 일주일은 제주도에, 나머지 일주일은 알바를 했다. 그렇다면 나머지 일주일은 어디로 간 것일까? 일을 그만두며 나 자신과 약속했던 것을 하나도 지키지 못했다. 운동도 안 했고 영어공부도 안 해서 돈만 날렸으며 그 많이 사 놓은 책 하나도 읽지 않았다. 산티아고를 다녀오면 이런 나와 작별을 할 수 있을까? 변화된 내가 되어 40일 후 한국으로 돌아오길 고대한다. 비행기에 올라타고는 나처럼 산티아고에 가는 사람이 있는지 유심히 살펴봤다. 카미노 카페에서 나랑 같은 날 같은 비행기를 타고 가는 사람이 있었기 때문이다. 대각선에 앉아있는 사람이 등산..